[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무적함대 캡틴' 다비드 마르티네스(34·스페인·크라운해태)가 프로당구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외로운 타향살이로 힘겨울 때도 있지만 당구 하나만 바라본 결과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뜻깊다.
마르티네스는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개인 투어 2차전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에서 강동궁(SK렌터카)에 세트스코어 4-2(9-15, 9-15, 15-12, 15-12, 15-6, 15-7)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마르티네스는 2023~2024시즌 4차전 이후 301일 만에 통산 5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탠 마르티네스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8회)에 이어 조재호(NH농협카드)와 나란히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더하면서 통산 상금도 7억원(6억 9500만원)을 바라보며 쿠드롱, 조재호,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에 이어 4위를 지켰다.
결승전 초반은 강동궁의 흐름이었다. 첫 세트를 4이닝 만에 따낸 강동궁은 2세트에서도 초구를 하이런 8점으로 연결하며 단숨에 두 세트를 가져갔다.
그러나 3세트부터 마르티네스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마르티네스는 3세트 3-4 팽팽하던 6이닝 하이런 5점으로 8-4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공타 없이 11이닝 만에 15점을 채우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4세트에서도 5이닝 공격 직전까지 4-10으로 밀리던 상황에서 강동궁이 6이닝부터 5이닝 동안 공타에 그친 사이 무서운 추격에 나섰다. 9이닝째 5득점으로 11-10로 역전했고 11이닝 때 3점, 12이닝 때 남은 1점을 채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분위기를 되살린 마르티네스는 5세트에서도 공타 없이 5이닝 동안 매 이닝 3득점을 쌓아 5이닝 만에 세트를 따내며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2,3이닝 강동궁의 6점 추격에도 5이닝 감각적인 원 뱅크 걸어치기와 옆돌리기로 세트를 매조졌다.
이미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마르티네스는 6세트에서도 공타 없이 5이닝 만에 세트를 15-7로 마무리하며 포효했다.
PBA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마르티네스는 "이번 대회 내내 나름대로 굉장히 만족하는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줬다. 이번 대회가 스스로 만족스럽다"며 "대회가 진행되면서 스스로 테이블과 공에 잘 적응을 해나가서 성장하는 게 느껴지는 대회였다"고 기뻐했다.
결승전에선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르티네스는 "결승전은 강동궁 선수가 초반에 잘했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경기하려 했다. 3세트를 따냈을 때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2대2 동점이 됐을 때 더 잘 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나 4세트 막판부터 12이닝 연속 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보였다. 그는 "'그 분'이 오신 걸 느꼈다. 동점이 됐을 때 에너지 레벨이 상승하는 걸 느꼈고 내 퍼포먼스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며 "또 스코어 동점이 됐을 때 강동궁 선수가 주춤하고 움츠리는 걸 느꼈다. 강동궁 선수가 준결승전과 결승전까지 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다보니 에너지 레벨에서 내가 앞섰던 것 같다"고 승리 비결을 공개했다.
우승 직후 소감을 말할 때 울먹거리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에 마르티네스는 "늘 그렇듯 카메라 앞에서 말을 해야 할 때 긴장이 돼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자리에 아내가 있었다면 어땠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현재 아내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 아내는 고국인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고 많은 개인 투어와 팀리그까지 나서야 하는 마르티네스는 한국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선수들은 가족이 한국으로 와 함께 생활하기도 하는데 마르티네스는 그럴 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이전에는 아내가 1년에 두 세달 정도는 한국으로 넘어와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내도 스페인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여름에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오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래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 때는 베트남에 오기로 했고 월에도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PBA 무대는 해외 선수들에게도 당구선수로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마르티네스는 쿠드롱, 사파타 등과 함께 손에 꼽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그런 그에게도 고충은 있다. "트로피를 얻는 것은 항상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더욱 어려운 생활이 지속된다. 이기지 못하거나 성적이 저조할 때는 한 달이 넘는 기간에 2경기를 치르는 게 전부일 정도다. 그럴 때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젠 쿠드롱의 최다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마르티네스는 "(최다승 경신이) 이번 시즌이 될 수 있고 다음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항상 (우승을) 한 번만 더하자, 한번만 더하자고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가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동궁은 개막전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개막전부터 이어오던 연승 행진도 13경기에서 마무리했다.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64강에서 김현우1(NH농협은행)를 상대로 애버리지 3.000을 달성한 최원준이 수상했다.
2024~2025시즌 PBA 두 번째 투어 우승자가 마르티네스(PBA)와 김상아(LPBA)로 가려진 가운데, PBA는 오는 15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개막 라운드인 1라운드에 돌입한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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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마르티네스가 8일 PBA 투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PBA 제공 |
마르티네스는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개인 투어 2차전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에서 강동궁(SK렌터카)에 세트스코어 4-2(9-15, 9-15, 15-12, 15-12, 15-6, 15-7)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마르티네스는 2023~2024시즌 4차전 이후 301일 만에 통산 5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탠 마르티네스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8회)에 이어 조재호(NH농협카드)와 나란히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더하면서 통산 상금도 7억원(6억 9500만원)을 바라보며 쿠드롱, 조재호,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에 이어 4위를 지켰다.
결승전 초반은 강동궁의 흐름이었다. 첫 세트를 4이닝 만에 따낸 강동궁은 2세트에서도 초구를 하이런 8점으로 연결하며 단숨에 두 세트를 가져갔다.
그러나 3세트부터 마르티네스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마르티네스는 3세트 3-4 팽팽하던 6이닝 하이런 5점으로 8-4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공타 없이 11이닝 만에 15점을 채우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샷을 준비하고 있는 마르티네스. /사진=PBA 제공 |
분위기를 되살린 마르티네스는 5세트에서도 공타 없이 5이닝 동안 매 이닝 3득점을 쌓아 5이닝 만에 세트를 따내며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2,3이닝 강동궁의 6점 추격에도 5이닝 감각적인 원 뱅크 걸어치기와 옆돌리기로 세트를 매조졌다.
이미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마르티네스는 6세트에서도 공타 없이 5이닝 만에 세트를 15-7로 마무리하며 포효했다.
PBA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마르티네스는 "이번 대회 내내 나름대로 굉장히 만족하는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줬다. 이번 대회가 스스로 만족스럽다"며 "대회가 진행되면서 스스로 테이블과 공에 잘 적응을 해나가서 성장하는 게 느껴지는 대회였다"고 기뻐했다.
결승전에선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르티네스는 "결승전은 강동궁 선수가 초반에 잘했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경기하려 했다. 3세트를 따냈을 때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2대2 동점이 됐을 때 더 잘 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스(가운데)가 우승 후 장상진 PBA 부총재(왼쪽), 이완근 하나카드 그룹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PBA 제공 |
우승 직후 소감을 말할 때 울먹거리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에 마르티네스는 "늘 그렇듯 카메라 앞에서 말을 해야 할 때 긴장이 돼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자리에 아내가 있었다면 어땠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현재 아내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 아내는 고국인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고 많은 개인 투어와 팀리그까지 나서야 하는 마르티네스는 한국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선수들은 가족이 한국으로 와 함께 생활하기도 하는데 마르티네스는 그럴 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이전에는 아내가 1년에 두 세달 정도는 한국으로 넘어와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내도 스페인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여름에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오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래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 때는 베트남에 오기로 했고 월에도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PBA 무대는 해외 선수들에게도 당구선수로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마르티네스는 쿠드롱, 사파타 등과 함께 손에 꼽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우승 후 감격스러운 듯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마르티네스. /사진=PBA 제공 |
이젠 쿠드롱의 최다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마르티네스는 "(최다승 경신이) 이번 시즌이 될 수 있고 다음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항상 (우승을) 한 번만 더하자, 한번만 더하자고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가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동궁은 개막전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개막전부터 이어오던 연승 행진도 13경기에서 마무리했다.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64강에서 김현우1(NH농협은행)를 상대로 애버리지 3.000을 달성한 최원준이 수상했다.
2024~2025시즌 PBA 두 번째 투어 우승자가 마르티네스(PBA)와 김상아(LPBA)로 가려진 가운데, PBA는 오는 15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개막 라운드인 1라운드에 돌입한다.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마르티네스. /사진=PBA 제공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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