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에 가려진 구속도 빠르지 않은 일본인 투수, 실패를 경험하고 한국에 다녀온 투수. 시즌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시카고 연고 두 구단의 에이스로서 메이저리그(MLB) 전체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커브)와 에릭 페디(이상 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마나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024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0구를 뿌리며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6회 행운도 따랐다. 조던 웨스트버그의 타구는 29개의 타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었지만 담장을 맞고 2루타가 됐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마나가는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지웠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731억원)에 계약한 그는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4486억원)라는 역대 MLB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LA 다저스)에게 관심을 빼앗겼다. 프로의 세계에서 돈만큼 냉정한 잣대는 없다. 야마모토에 비해 많은 나이도 변수였지만 그만큼 큰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코 밀리지 않았다. 17경기에서 8승 2패 평균자책점(ERA) 2.97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특히나 4월엔 5경기에서 4승 ERA 0.98을 작성하며 내셔널리그(NL)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컵스는 이마나가가 선발 등판한 날에 13승 4패를 기록했다. 나머지 경기 성적은 31승 45패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내가 선발로 나서는 날에 팀 승리를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건 한 번의 승리일 뿐이다. 5승이나 10승이 아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매일 집중해서 승리를 거두고 승리를 쌓은 다음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97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은 98개나 기록했고 반면 볼넷은 1개에 불과했다. MLB닷컴은 "처음 올스타 게임이 열린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마나가는 올스타 휴식기 이전에 97이닝 이상-16볼넷 이하를 기록한 컵스 투수 3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컵스 포수 미구엘 아마야는 "그는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며 재밌다"며 "하지만 일할 때가 되면 그는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그가 우리에게 올스타인 이유"라고 전했다. 완벽한 전반기 활약에 대한 보상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게 된다. 야마모토는 "기회가 된다면 던져보고 싶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시카고 연고 아메리칸리그(AL) 팀 화이트삭스의 페디도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와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만족스런 경기력을 펼쳤다. 1회부터 위기에 몰렸다. 볼넷 2개와 안타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는데 미란다를 중견수 뜬공, 산타나를 삼진, 리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스스로 불을 껐다. 이후 5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결국 이날 승리 투수가 됐다.
1회 상황을 돌아본 페디는 "이런 장면으로 전반기를 헛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걸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운 좋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며 "어쨌든 그런 축복에 대해 헤아려보고 재평가하고 조정해 다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할 가장 큰 일은 그걸 과거에 두고 더 나아지도록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111⅓이닝을 소화했고 7승 3패 ERA 2.99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탈삼진(99개)에 비해 볼넷(30개)은 3분의 1 수준으로 안정감 넘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나 홈 8경기에서 5승 1패 ERA 1.47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94에 불과했고 탈삼진은 46개나 기록했다. 8경기 중 5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2014년 1라운드 전체 18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을 만큼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지만 이후 6시즌 동안 크게 인상적인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결국 2023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다. 20승, ERA 2.00, 209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한 뒤 '역수출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페디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솔직히 매우 만족한다. 아직 선발 기회가 많이 남았고 상황이 개선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는 많은 시간이 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진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잘 던졌고 성장했다. 대부분 등판 때마다 팀에 승리할 기회를 줬다. 그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도 "안정을 취하고 11구, 10구를 던지며 어느새 5회가 끝났고 회에도 등판시킬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전반전 마지막 등판 경기이고 잘 마무리하고 후반기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5이닝만 던지게 한 이유를 설명했다.
페디에 대한 화이트삭스의 의존도는 컵스의 이마나가를 향한 것 그 이상이다. 화이트삭스는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27승 8패로 승률은 0.284에 허덕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맺은 계약은 2년 1500만 달러(206억원). 이마나가와 비교해도 절반 규모의 계약으로 화이트삭스가 페디 영입으로 얼마나 압도적인 효율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시카고의 야구 팬들은 올 시즌 팀에 새롭게 합류해 단숨에 에이스 자리를 꿰찬 두 투수의 활약에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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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왼쪽)와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가 11일 선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커브)와 에릭 페디(이상 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마나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024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0구를 뿌리며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6회 행운도 따랐다. 조던 웨스트버그의 타구는 29개의 타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었지만 담장을 맞고 2루타가 됐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마나가는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지웠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731억원)에 계약한 그는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4486억원)라는 역대 MLB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LA 다저스)에게 관심을 빼앗겼다. 프로의 세계에서 돈만큼 냉정한 잣대는 없다. 야마모토에 비해 많은 나이도 변수였지만 그만큼 큰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역투를 펼치는 이마나가. /AFPBBNews=뉴스1 |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내가 선발로 나서는 날에 팀 승리를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건 한 번의 승리일 뿐이다. 5승이나 10승이 아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매일 집중해서 승리를 거두고 승리를 쌓은 다음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97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은 98개나 기록했고 반면 볼넷은 1개에 불과했다. MLB닷컴은 "처음 올스타 게임이 열린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마나가는 올스타 휴식기 이전에 97이닝 이상-16볼넷 이하를 기록한 컵스 투수 3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컵스 포수 미구엘 아마야는 "그는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며 재밌다"며 "하지만 일할 때가 되면 그는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그가 우리에게 올스타인 이유"라고 전했다. 완벽한 전반기 활약에 대한 보상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게 된다. 야마모토는 "기회가 된다면 던져보고 싶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시카고 연고 아메리칸리그(AL) 팀 화이트삭스의 페디도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와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만족스런 경기력을 펼쳤다. 1회부터 위기에 몰렸다. 볼넷 2개와 안타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는데 미란다를 중견수 뜬공, 산타나를 삼진, 리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스스로 불을 껐다. 이후 5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결국 이날 승리 투수가 됐다.
1회 상황을 돌아본 페디는 "이런 장면으로 전반기를 헛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걸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운 좋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며 "어쨌든 그런 축복에 대해 헤아려보고 재평가하고 조정해 다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할 가장 큰 일은 그걸 과거에 두고 더 나아지도록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화이트삭스 페디. /AFPBBNews=뉴스1 |
2014년 1라운드 전체 18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을 만큼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지만 이후 6시즌 동안 크게 인상적인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결국 2023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다. 20승, ERA 2.00, 209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한 뒤 '역수출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페디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솔직히 매우 만족한다. 아직 선발 기회가 많이 남았고 상황이 개선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는 많은 시간이 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진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잘 던졌고 성장했다. 대부분 등판 때마다 팀에 승리할 기회를 줬다. 그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도 "안정을 취하고 11구, 10구를 던지며 어느새 5회가 끝났고 회에도 등판시킬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전반전 마지막 등판 경기이고 잘 마무리하고 후반기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5이닝만 던지게 한 이유를 설명했다.
페디에 대한 화이트삭스의 의존도는 컵스의 이마나가를 향한 것 그 이상이다. 화이트삭스는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27승 8패로 승률은 0.284에 허덕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맺은 계약은 2년 1500만 달러(206억원). 이마나가와 비교해도 절반 규모의 계약으로 화이트삭스가 페디 영입으로 얼마나 압도적인 효율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시카고의 야구 팬들은 올 시즌 팀에 새롭게 합류해 단숨에 에이스 자리를 꿰찬 두 투수의 활약에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화이트삭스 페디의 투구 장면. /AFPBBNews=뉴스1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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