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에 포진해 있는 선수들의 기록은 화려하다.
현역 홀드 1위 진해수(155홀드) 3위 김상수(133홀드) 5위 구승민(112홀드)이 모두 롯데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이 통산 합작한 홀드 숫자는 무려 400개다.
하지만 이들이 버티는 롯데 불펜은 평안할까. 그렇지 않다. 어딘가 모르게 아쉽고, 또 완벽하게 세팅이 되지 않았다. 필승조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지만 당장 필승조에 걸맞는 활약이라고 보기에는 아쉽다.
불펜진 구상이 어긋나면서 구승민 최준용 박진형 전미르 등 기존 필승조 구상이 완전히 어긋나면서 김상수에게 과부하가 쏠렸다.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구승민이 뒤늦게 역할을 해주고는 있지만 믿음을 심어줄 정도의 활약까지는 아니다.
진해수는 시즌 초반 구위 문제로 중용 받지 못했지만 현재 좌완 필승조 역할을 해주면서 불펜진에 뒤늦게 힘을 보태고 있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지난 13일 사직 KT전은 이들 불펜진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부담감에서 비롯된 실투들을 언급했다. 결과론이지만 위기 상황들을 이겨냈다면 롯데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김진욱이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고 내려갔다. 이후 이민석이 올라와 아웃카운트 2개를 책임지며 6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2-1로 앞서고 있던 7회부터 구승민을 투입하면서 지키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구승민이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면서 삐걱거렸다. 여기에 2루수 고승민의 실책까지 더해졌다.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대타 오재일을 상대하기 위해 진해수를 투입했지만 진해수가 오재일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으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이 대목에서 김태형 감독은 두 번의 실투를 언급했다.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구승민이 선두타자 김상수를 상대하면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하지만 3구째 133km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안타를 맞았다.
김태형 감독은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2스트라이크 잡고 맞은 게 안 좋았다. 그 전에 파울이 났을 때 받쳐놓고 때리지 않나”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리고 진해수와의 승부에서도 실투였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바깥쪽 슬라이더로 유인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공이 한가운데 실투로 들어가고 오재일의 방망이에 걸렸다.
김태형 감독은 “노아웃의 선두타자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오재일의 성향상 비슷한 것은 다 휘두르려고 하는데…슬라이더를 노렸겠지만 완전 낮게 들어갔으면 따라나온다. 아예 덜 풀려서 높은 쪽으로 빠졌으면 헛스윙이 나왔을 것 같은데, 던지는 순간 공의 궤적이 ‘어?’ 싶었다. 낮게 던지려다가 힘들어서 빠진 것 같다”라고 했다.
바깥쪽 슬라이더를 유도했던 포수 손성빈 역시 아쉬움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으니 모두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면서 “(김)상수도 그렇고 베테랑 투수들이 지금 마운드에서 부담을 많이 갖는 것 같다. 5~6점 차에 어린 투수들 투입했다가 주자들이 나가게 되면 상수나 승민이가 올라가야 하는데, 막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5~6점 차이라도 상수나 승민이를 먼저 집어넣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또 한 번 집중력을 되찾고 리프레시가 된다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고 또 팀도 잘 안되고 있으니까 부담감을 갖는 것 같다. 시즌 끝까지 부담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지금 부담감을 털어낸다면 또 다시 감 잡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준용과 전미르도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2군에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 이드링 돌아오면 불펜진의 부담도 다시 줄어들 수 있다. 김강현과 박진 등 신예 선수들도 1군에서 자신을 증명해 나가고 있는 상황.
현재 롯데는 7월 들어서 1승6패 극심한 침체기에 빠져 있다. 3연패를 끊었다가 다시 3연패. 5위를 추격하다가 다시 꼴찌가 가까워졌다. 일단 14일 KT전은 우천 취소가 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과연 롯데는 다시금 전열을 재정비하고 올라설 수 있을까./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