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4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 수비가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은 박해민의 기막힌 센스가 경기를 바꿔놓았다.
LG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8-4로 재역전승했다. 7회초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고 나간 박해민이 무사 1루에서 상대 수비가 느슨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LG의 4득점 빅이닝이 나왔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이닝 8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시즌 5승(8패)째를 거뒀고, 김현수가 7회 결승타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부활을 알렸다. 오지환도 3안타 2타점으로 김현수와 함께 맹타를 휘두르며 LG 승리를 이끌었다.
위닝시리즈를 거둔 LG는 4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48승42패2무(승률 .533). 2연패를 당한 8위 한화는 38승48패2무(승률 .442)로 승패 마진 -10으로 다시 떨어졌다.
LG 선발 켈리의 호투가 승리 발판이 됐다. 지난 5월21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3탈삼진 8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무너졌던 켈리는 54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이뤄진 리턴 매치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낼 정도로 투구 내용은 다소 불안했다. 하지만 1회 1사 후에는 박동원이 장진혁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도왔고, 2회 무사 1루에선 채은성을 병살로 유도했다. 3회에는 1사 후 최재훈을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냈지만 이원석과 장진혁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기를 극복했다.
첫 실점은 4회 나왔다.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이어진 무사 1,2루. 보내기 번트 동작을 취한 채은성이 초구에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좌전 적시타를 치면서 1-1 동점이 됐다. 하지만 황영묵을 1루 땅볼, 이도윤을 3루 땅볼로 병살타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넘어갔다.
5회에도 2사 후 이원석의 안타와 폭투로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지만 장진혁을 9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 잡고 이닝을 끝냈다. 6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안치홍에게 좌전 안타, 채은성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며 이어진 2사 2,3루에서 이도윤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놓치면서 실점이 됐다. 2-1 한화 역전으로 리드를 내줬지만 켈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다음 타자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 잡고 퀄리티 스타트로 임무를 완수했다.
총 투구수 100개로 스트라이크 69개, 볼 31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1km, 평균 146km 직구(28개)보다 커브(35개), 슬라이더(18개), 체인지업(12개), 투심(4개), 포크볼(3개)을 섞어 던지며 시즌 11번째 퀄리티 스타트로 8실점 굴욕을 갚았다. 6회를 마칠 때는 패전 요건을 안았지만 7회 LG가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켈리의 승리 요건이 갖춰졌다.
1회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로 LG가 선취점을 냈다. 1사 후 문성주와 김현수의 연속 우전 안타로 만든 1,2루 기회. 문보경의 유격수 땅볼 때 한화 이도윤이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1루 주자만 2루에서 포스 아웃돼 병살을 모면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오지환의 우중간 빠지는 1타점 적시타로 기선 제압했다.
하지만 이후 6회까지 LG는 와이스의 구위에 막혀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6회 켈리가 대량 실점 위기에서 1점만 주는 것으로 마무리한 뒤 7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에 좌전 안타를 친 박해민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무사 1루에서 LG는 신민재가 보내기 번트 동작을 취했다. 초구 바깥쪽 높은 볼에 신민재가 배트를 거둬들인 뒤 박해민의 순간 센스가 빛났다. 와이스가 포수 최재훈으로부터 공을 넘겨받는 사이 박해민이 1루에서 2루로 기습 도루를 한 것이다. 박해민의 예기치 못한 움직임에 깜짝 놀란 와이스가 2루를 바라봤지만 베이스가 비어있어 공을 던지지 못했다. 한화 유격수 이도윤이 베이스를 등진 상태였고, 무방비로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상대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은 박해민의 기막힌 센스와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신민재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다음 타자 홍창기가 우전 안타를 친 사이 2루 주자 박해민이 빠르게 홈을 파고들었다. 2-2 동점. 박해민의 빠른 발을 의식했는지 한화 우익수 이원석이 한 번에 공을 못 잡고 더듬었다. 문성주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1,2루에서 LG는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와이스를 내린 뒤 필승조 이민우를 투입했지만 이어진 1사 1,3루에서 LG가 문보경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김현수의 2루 도루로 연결된 2사 2루에서도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가 나오며 5-2로 스코어를 벌렸다.
LG는 8회 2사 후 3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한화 구원 한승혁 상대로 박해민, 신민재, 홍창기의 3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조동욱에게 문성주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 왼쪽 내야 안타를 쳤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해민은 물론 2루 주자 신민재까지 홈에 들어오며 내야 안타 하나에 2점 추가했다. 이어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현수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전날(13일) 2안타 1볼넷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부활을 알렸다. 오지환도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 문성주가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박해민이 2타수 1안타 2득점 2볼넷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한화 선발 와이스는 6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았다. 1회 선취점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도 유격수 이도윤과 2루수 황영묵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수비가 있었다. 이후 추가 실점 없이 호투했지만 7회 내야 수비진 방심으로 박해민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와르르 무너졌다.
6⅓이닝 9피안타 2볼넷 7탈삼진 5실점으로 한국 데뷔 첫 패전. 하지만 데뷔 후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던지면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총 투구수 97개로 스트라이크 64개, 볼 33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2km, 평균 150km 직구(43개)를 중심으로 커브(28개), 슬라이더(18개), 체인지업(3개)을 구사했다.
한화는 8회 채은성이 LG 사이드암 정지헌의 2구째 몸쪽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투런포를 쳤지만 7~8회 7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채은성이 4타수 3안타 3타점, 안치홍이 4타수 3안타, 페라자와 황영묵이 나란히 4타수 2안타를 쳤지만 내외야 가리지 않고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하며 재역전패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오후 4시27분부로 전 좌석(1만2000석) 매진을 이루며 3연전 내내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시즌 33번째 홈경기 매진으로 종전 2015년 21번을 넘어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만원 관중 기록을 또 늘렸다. 1995년 삼성이 갖고 있는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36번의 홈경기 매진에도 3개 차이로 가까워졌다. 올해 홈 47경기 중 33경기가 가득 들어찬 한화는 매진율 70.2%를 기록 중인 한화는 평균 관중도 1만1225명으로 좌석 점유율이 95.1%에 이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