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투수진 때문에 끊임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만능 잠수함 한현희가 요소요소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난 자리가 아쉽다. 결국 투수 한 명이 아쉬운 롯데의 현실이다.
한현희는 지난 14일 사직 KT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지만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한현희는 현 시점에서 5선발 역할을 맡고 있다.
한현희는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해 잠시 선발을 맡았다가 이후 불펜과 선발을 계속 오가고 있다.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가 우천 등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불펜에서 대기했던 경우도 부지기수.
올 시즌 26경기 등판했고 선발 등판은 4차례. 3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1(48이닝 23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한현희가 투수진에서 헌신을 하면서 롯데는 꾸역꾸역 버티고 있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부상 이탈, 나균안의 부진 및 사생활 이슈, 이인복의 부진,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던 홍민기 이민석 등의 연착륙 실패 등 여러 이유로 한현희는 ‘선발 알바’도 뛰어야 하는 선수가 됐다. 선발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기도 했고 또 불펜에서는 홀드왕까지 차지했던 베테랑의 ‘짬바’가 롯데 투수진을 지탱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반즈가 부상에서 돌아오며 반즈-윌커슨-박세웅의 3선발에 김진욱이 비로소 선발진에 자리 잡아 가면서 4선발까지는 구성됐다. 문제는 5선발 자리. 나균안과 이인복 두 선수 중 누군가가 책임져야 했던 자리인데 이들은 여러 이슈와 함께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또 다른 문제는 한현희가 선발에 자리를 잡다 보니 불펜 한 자리가 아쉬워졌다. 한현희가 중간에 있으면 선발이 조기 강판 당했을 때 롱릴리프 역할을 할 수 있고 선발이 5이닝 정도 밖에 소화하지 못했을 때 1이닝 정도 징검다리 역할도 할 수 있는 투수다. 하지만 한현희가 선발로 빠지면서 이 역할을 할 투수가 마땅치 않다. 박진 김강현 등 젊은 투수진이 분발하고 있지만 현재는 추격조에 한정된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한현희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감독은 “한현희를 선발로 쓰자니 중간에 한 명이 아쉽고, 또 선발로 쓰려니 불펜 한 자리가 아쉽다”라고 곱씹었다. 뜻대로 되는 시즌은 없다고 하지만, 시즌 전 계획했던 투수진 구상이 30%도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계획을 짜려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당장 2군에서 괜찮은 보고가 올라온 투수들은 모두 1군에 올라온 상황. 김진욱 이민석 박진 김강현이 자리 잡았다. 이후 2군에서 괜찮은 보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최준용 전미르 등 2군에서 회복하고 있는 투수들이 돌아오게 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언제 돌아올지는 기약할 수 없다.
당분간 롯데는 한현희 딜레마를 안고 후반기 시즌을 풀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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