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은 그릇이 큰 선수'' 국민타자의 극찬, '39살 마인드' 신인왕 0순위의 진짜 가치 [잠실 현장]
입력 : 2024.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김택연이 23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김택연이 23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9살, 39살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진 선수가 아닌가 싶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은 사령탑도 김택연(19·두산 베어스)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얼굴에 만족감이 가득했다.

김택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10차전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KBO 역대 최연소 1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4일 키움과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견하다. 사실 잘해줄 것이라고는 누구도 기대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는 건 정말 깜짝 놀랄 만한 만 일"이라고 극찬했다.

올 시즌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시즌 극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정철원과 홍건희라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팀의 주전 마무리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성적은 43경기 44⅓이닝 동안 2승 1패 10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2.23으로 압도적인 신인상 1순위로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 감독은 "19살이라는 나이에 너무나 많은 짐을 준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도 있다"면서도 "그 정도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고 경기장에서도 보여주는 성적이 말해 주듯이 거의 29살, 39살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진 선수가 아닌가 싶다. 너무나 훌륭하게 지금 마무리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식 마무리를 맡은 뒤 지난 10일 패전을 당하며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걱정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본인도 (걱정은) 안 했을 것 같다. 저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며 "단 하나는 예전에 광주에서 조금 마음이 좀 약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돼 이야기도 해봤는데 빨리 잊고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서 '다른 아이구나, 보통 선수는 아니구나' 또 한 번 느꼈다"고 전했다.

팀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저희는 경험을 더 쌓게 해주고 싶었고 너무 부담스러운 그런 장면보다는 조금씩 단계별로 이렇게 밟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너무 큰 걱정을 한 것 같다"며 "김택연 선수가 가진 그릇은 작은 그릇이 아니고 아주 큰 그릇 같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범경기와 LA 다저스와 평가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개막전부터 2실점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실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2군을 한 차례 다녀온 뒤 안정을 찾았다. 이른 시행착오가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하고 다저스하고 경기할 때도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세게 맞았을 때 본인도 굉장히 당황했을 것"이라며 "저희도 시범경기하면서 '좀 맞아야 되는데' 생각했는데 너무 점수를 주지 않아서 '언젠가는 맞을텐데' 했던 게 개막전 때 딱 나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그걸 빨리 잊어버렸다. 2군에 갔다 오면서 열흘 만에 돌아와서 자기의 본모습을 잘 찾은 것 같다"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전했다.

후반기 시작 후 3승 7패로 주춤하던 두산은 전날 김택연의 깔끔한 세이브를 앞세워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에이스 곽빈이 선발 등판한다. 타선에선 정수빈(중견수)-이유찬(좌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박준영(유격수)-양찬열(우익수)-전민재(2루수)가 선발로 나서 곽빈을 지원 사격한다.

10세이브를 수확한 김택연(오른쪽)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10세이브를 수확한 김택연(오른쪽)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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