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경산,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현역 연장 기회를 얻게 된 송은범(투수)은 “다시 야구할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어떻게 해서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지막 투혼을 불태울 각오를 내비쳤다.
1984년생 송은범은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03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에서 뛰었다. 1군 통산 680경기에 나서 88승 95패 27세이브 57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57. 선발, 중간, 마무리 등 다양한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LG 소속으로 4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2.45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송은범의 진가는 가을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포스트시즌 통산 23경기에서 4승 3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90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11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송은범은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위해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타 구단의 부름을 기다려왔다.
송은범은 5월 중순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해 체계적인 훈련을 소화해왔고 7월 중순 구위 점검 및 라이브 피칭을 통한 구단 최종 테스트를 통과했다. 송은범은 지난 25일 삼성과 올 시즌 잔여 기간 연봉 5000만 원, 옵션 3000만 원 등 총액 8000만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등번호는 107번.
지난 27일 함평-기아 챌린저스 필드에서 열린 퓨처스 서머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송은범은 3-7로 뒤진 4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총 투구수 22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3개였다. 최고 구속 142km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졌다.
그는 “저는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땅볼 안타는 인정한다. 잘 맞은 타구가 아니더라도 코스가 좋아 안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첫 등판 또한 안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현재 70~80% 수준이다. 아무리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많이 해도 경기에 대한 감각은 따로 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송은범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반기 체력이 떨어진 계투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멘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송은범은 “계투진 모두 워낙 잘했던 선수들 아닌가.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에서) 잠시 부침을 겪을 뿐, 분명히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 해서든 빨리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또 “후배들이 먼저 다가오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다 알려줄 것”이라며 “물론 제가 이야기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번 시도해 보라는 거다. 저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 편히 다가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은범은 “후배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건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다. 구속과 컨트롤 향상을 위해 밸런스가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한다. 밸런스를 잡는 연습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송은범의 실전 공백과 적지 않은 나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송은범은 야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는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기존 선수들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것이고 다시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송은범은 지난 3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서머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선발 이호성에 이어 5-2로 앞선 6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 첫 타자 김범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한재환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곧이어 한석현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송은범은 7회 선두 타자 최우재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신용석과 김세훈을 연이어 내야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최정원을 낫아웃 삼진으로 제압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