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펜싱 역사 새로 쓴 '황제' 오상욱은 만족을 모른다, ''단체전 마무리 아쉬워, 다시 달린다'' [오!쎈 IN 파리]
입력 : 2024.08.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더 노련하고 더 집중력 넘치게 하겠다".

오상욱(대전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파리 그랑 팔레서 열리는 2024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서 헝가리(세계 랭킹 3위) 상대로 45-41로 마무리하면서 단체전 3연패를 매조지었다.

한국은 2012년 런던,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종목이 제외됐기 때문에 기록서 제외된다. 아시아 국가가 펜싱 단일 종목 단체전서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세계 펜싱 역사를 봐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가 나온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수로만 따지면 헝가리 이후 무려 64년만에 3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한국은 세계 펜싱사에 이름을 남겼다.

3연패 과정에서 대표팀 맏형 구본길은 모두 참가했다. 특히 이번이 라스트 댄스인 구본길은 마지막도 영광스럽게 은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오상욱은 도쿄에 이어 단체전 두 번째 금메달과 개인 2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서 2관왕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세계 랭킹 1위답게 한국은 16강부터 쾌속의 진격을 이어갔다. 한국은 16강에서 캐나다 상대로 45-33으로 넉넉한 압승을 거뒀다. 맏형 구본길이 잠시 흔들렸으나 박성원과 오상욱이 부지런하게 점수를 벌리면서 손쉽게 승리했다. 4강전 개최국 프랑스 상대로도 45-39로 승리한 한국은 결승서 헝가리와 격돌했다.

특히 경계해야될 것은 프랑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었다. 4강전 경기도 프랑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한국은 경기 초반 구본길-오상욱-박상원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20-9까지 점수를 벌리면서 사실상 경기를 매조지었다. 여기에 5,6라운드도 경기를 추가하면서 30-1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결승전은 팽팽했다. 헝가리의 저력이 매서웠다. 특히 에이스 오상욱이 예상보다 흔들리면서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단 한국은 7라운드 교체 투입된 도경동이 대형 사고를 쳤다. 헝가리 대표팀의 막내 크리스티안 라브 상대로 무려 내리 0-5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여기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실라지와 오상욱의 정면 승부가 펼쳐졌다. 실라지가 맹공을 펼치면서 점수 차이를 추격하는 상황. 밀리고 있었지만 오상욱도 침착하게 버티면서 점수 차이를 유지했다. 결국 오상욱은 45-41로 경기를 매조지으면서 자신의 2관왕과 한국의 3연패를 매조지었다.

오상욱은 이날 승리로 세계 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마침내 올림픽도 들어 올리면서 한국 펜싱 역사상 첫 그랜드 슬래머로 자리 잡았다. 또한 아시아 선수 중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한 선수 자체가 오상욱이 처음이다. 여러모로 커리어에 방점을 찍은 금메달이었던 것.

믹스트존에서 오상욱은 "그랜드 슬램을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개인전 이상으로 단체전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이 좋다. 아쉬운 점이라면 조금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잠시 흔들렸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극복하고 해야 될 숙제가 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오상욱은 "항상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이겨냈다. 후배들도 이런 힘든 상황에서 이겨내면서 나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펜싱이 더 강하게 갈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 "애들이 (구)본길이 형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서 그런가 말을 많이 걸던데 난 좋아 보여서 그런가 말을 안 걸더라"고 장난 섞인 평가를 내렸다.

3연패를 달성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4강전과 결승전 모두 프랑스와 헝가리가 후반 라운드 들어서 맹추격했다. 달아났던 상황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조마조마한 순간이 이어졌다. 오상욱은 "생각이 너무 많아지니 오히려 백지 상태로 잘 풀리지가 않더라"라면서 "오히려 너무 많이 앞서니 이기지를 못하겠더라.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오상욱은 "결승 막판에 동생들이 '형 그냥 잘하는 것만 하라'고 응원하더라. 그래서 내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라면서 "개인전과 마찬가지로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게임했다. 계속 응원해주니 경기에 집중하면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2관왕에 오른 오상욱은 '이제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내가 단체전을 조금이나마 기분 좋게 마무리했으면 그럴 것이다. 근데 마무리가 아쉽고 이렇게 메달을 따서 기쁘지만 다음에 저 선수를 만나면 이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더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오상욱은 "단체전 마무리가 아쉬워서 나한테는 새로운 동기가 생겼다. 솔직히 결승 뿐만 아니라 4강전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집중력 문제인 것 같다"라면서 "다른 형들처럼 더 노련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동생들과 펜싱 앞에서 동등하기에 더 좋은 팀웍을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마간한 오상욱은 "단체전은 항상 여윤이 남고 뭔가 아쉬우면서도 맛있다. 끝나고 메달이 중요하지 않고 메달과 상관없이 내가 무엇인가를 배워 가는 것이 대단하다. 조금 더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을 알아간다. 그리고 고맙고 감사하다"리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mcadoo@osen.co.kr

[사진] 파리(프랑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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