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역대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을 세운 날 7연승을 질주했다. 승리의 상징이 된 푸른 유니폼을 입고 5전 전승으로 기분 좋은 징크스까지 이어갔다.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10-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기중이 5⅓이닝 2실점으로 KIA 강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5승째를 올렸다. 5회 2사 1,2루 위기에서 김도영을 커브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1회 선제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4번 타자 노시환은 8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더해 5타수 5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데뷔 첫 5안타 경기.
역대 최다 매진 기록을 세운 날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 있었다. 한화는 이날 오후 5시19분부로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 좌석(1만2000석) 매진을 이뤘다. 올 시즌 37번째 홈경기 매진으로 1995년 삼성의 36회를 29년 만에 넘어 KBO리그 단일 시즌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홈 53경기 중 37경기를 가득 채우면서 매진율 69.8%를 기록 중인 한화는 총 관중 59만8943명이 입장했다. 평균 관중 1만1301명. 구단 역대 최고치로 시즌 내내 폭발적인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결같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지난달 23일 대전 삼성전부터 최근 7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45승53패2무(승률 .459)로 8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 3월24일 잠실 LG전부터 3월31일 대전 KT전까지 이후 124일 만에 또 7연승에 성공하며 기세를 높였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잠실 LG전부터 착용하기 시작한 썸머 블루 유니폼을 입고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당초 7~8월 혹서기 원정경기에만 착용하기로 했지만 기능성을 살린 소재로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고 선수단 요청으로 이번 홈 3연전에도 입게 됐다.
반면 시즌 팀 최다 타이 4연패 늪에 빠진 1위 KIA는 60승42패2무(승률 .588)가 됐다. 최근 8경기 1승7패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의 호투가 빛났다.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2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KIA 강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5승(2패)째를 따냈다. 지난달 4일 대전 KT전 구원승 이후 29일 만의 승리. 시즌 평균자책점도 4.33에서 4.20으로 낮췄다.
1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최원준을 2루 뜬공, 김도영을 2루 직선타에 이은 더블 플레이로 잡고 첫 이닝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2회에도 선두 최형우를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내보낸 뒤 변우혁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아 2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준수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3회에는 소크라테스를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김도영과 최형우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맞으며 이어진 무사 1,3루에선 나성범을 1루 땅볼 처리했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서 첫 실점했지만 계속된 1사 2루에서 김선빈을 2루 땅볼, 변우혁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도 위기가 있었다. 박찬호에게 볼넷, 소크라테스에게 2루 내야 안타를 주며 이어진 1사 1,2루.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한 번 끊고 갔다. 이어 최원준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유격수 내야 뜬공 유도한 김기중은 다음 타자 김도영을 커브 3개로 3구 삼진 잡고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3구째 바깥쪽 높은 커브로 김도영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6회에도 최형우를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기세를 올린 김기중은 나성범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구원 박상원이 폭투를 범한 뒤 김선빈에게 우측 1타점 2루타를 맞았지만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 한준수를 1루 땅볼 처리하며 김기중의 선발승 요건을 지켰다. 총 투구수 82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4km, 평균 141km 직구(33개) 외에 커브(25개), 슬라이더(19개), 체인지업(5개)을 고르게 던졌다. 결정구로 활용한 커브가 특히 좋았다. 몸에 맞는 볼 2개가 있었지만 볼넷 1개로 전체적인 제구도 괜찮았다.
한화 타선도 1회말부터 홈런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1번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태연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2루 찬스. 4번 타자 노시환의 한 방이 터졌다. KIA 우완 선발 황동하의 4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28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 시즌 20호 홈런. 지난해 31개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며 3-0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노시환은 8회 2타점 적시타를 더해 5타수 5안타 5타점으로 폭발했다. 개인 첫 5안타 경기.
이후 5회까지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1점차로 쫓겼지만 6회 KIA 불펜 임기영을 상대로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김태연의 볼넷, 노시환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찬스. 채은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안치홍이 해결사로 나섰다. 임기영의 초구 슬라이더를 좌전 적시타로 연결하며 추가점을 냈다. 안치홍의 개인 통산 1800안타로 리그 역대 25번쨰 기록. 계속된 1사 1,3루에서 한화는 하주석이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린 뒤 최재훈이 바뀐 투수 최지민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로 1점을 더해 스코어를 6-2로 벌렸다.
한화 불펜도 리드를 지켰다. 6회 1사 1루에 나온 박상원이 7회까지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6홀드째를 수확했다. 이날 1군 콜업된 좌완 김범수가 8회초 나성범에게 시즌 13호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8회말 이원석이 2사 만루에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자릿수 득점을 채우며 승기를 굳혔다.
KIA 선발 황동하는 1회 난조를 딛고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5패(4승)째를 안았다. 총 투구수 78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2km 직구(35개), 슬라이더(23개), 포크볼(15개), 커브(5개)를 구사했다.
30홈런-30도루에 홈런 2개만 남겨둔 KIA 김도영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향하며 더블 플레이가 되고, 5회 찬스에서 3구 삼진을 당하긴 했지만 4회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며 중전 안타를 쳤다. 5회 3루 수비에선 페라자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파울 지역까지 쫓아가 슬라이딩으로 바스켓 캐치하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