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일순간 그라운드와 관중석 모두 얼어붙었다. 야구장 전체가 전기가 끊기면서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무시무시한 폭염에 야구장도 더위를 먹었다.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13차전.
2회말 한화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요나단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 야구장 불이 꺼졌다. 외야 조명탑과 전광판은 물론 구장 곳곳에 전기가 모두 나갔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전기설비가 부하를 감당하지 못해 오후 6시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 정전이 됐다.
갑작스런 접전 사태에 모두가 당황했다. 심판진이 오후 6시33분 경기 중단을 선언한 뒤 양 팀 선수들 모두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그라운드에 텅 비었고, 관중석이 크게 술렁였다.
구장 노후화로 인한 정전 사태였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지난해 8월1일 두산-한화전에도 내부 전력 설비가 가동되지 않아 전광판을 비롯해 구장 내 시설에 불이 꺼진 바 있다. TV 중계 방송 송출도 끊겼지만 조명탑은 꺼지지 않아 경기는 정상 진행됐다. 당시 오후 6시32분부터 37분까지 5분간 정전이 됐다.
그로부터 1년 만에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조명탑까지 꺼지면서 경기 자체가 완전히 중단됐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야구장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고, 노후화된 전기 설비가 부하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지난 1964년 개장해 올해로 61년째 됐다. 1군 야구장 중 가장 오래돼 전반적인 시설이 낙후돼 있다.
조명탑을 비롯해 전기가 다시 들어오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오후 7시11분 경기가 재개되기 전까지 38분간 중단됐다.
중단 전까지 경기는 한화가 3-0으로 앞서고 있다. 2회말 1사 후 안치홍의 우전 안타에 이어 하주석의 유격수 땅볼 때 KIA 박찬호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1사 1,2루로 바뀌었다.
여기서 한화 최재훈의 홈런이 터졌다. KIA 선발 양현종의 초구 몸쪽에 들어온 시속 143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호 홈런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