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선두 KIA 타이거즈를 스윕한 기세는 어디로 간 것일까. 이틀 연속 꼴찌 키움 히어로즈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하며 시리즈 스윕패 위기에 내몰린 두산 베어스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4차전에서 5-15 충격 대패를 당했다.
결정적 패인은 3회초 선발 최준호의 예상치 못한 부상 교체였다. 2사 2루 위기에서 키움 이주형이 두산 1루수 양석환 쪽으로 땅볼을 쳤고, 최준호가 1루 베이스커버에 나선 뒤 홈을 파고드는 키움 김태진을 보기 위해 방향을 바꾸다가 왼쪽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최준호는 트레이너의 응급조치에도 경기 불가 판정을 받으며 2⅔이닝 만에 권휘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 때부터 참사의 서막이 열렸다. ⅓이닝 5피안타 4실점의 권휘를 시작으로 김명신이 2이닝 8피안타 1사사구 4실점, 이교훈이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실점, 박치국이 2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진 것. 한때 두산 필승조의 핵심 요원이었던 김명신, 박치국이 패전조 전락도 모자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두산 팬들을 실망시켰다.
아무리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다고 해도 최준호 뒤에 나온 투수들 또한 1군 엔트리에 있는 프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폭염에 더위를 먹었는지 나오는 투수마다 키움 타선에 난타를 당하며 7월 19일 잠실 LG 트윈스전(16실점) 이후 약 2주 만에 15점 이상을 헌납했다. 그것도 꼴찌팀을 상대로 말이다.
두산은 여름 들어 연패와 연승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타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연패-1승-2연패-2연승-4연패-3연승을 거두다가 키움에 이틀 연속 패하며 다시 연패 모드에 빠졌다. 주중 광주에서 선두 KIA를 스윕하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2일 연장 접전 끝 4-6으로 경기를 내준 뒤 3일 선발 부상과 함께 5-15 대패를 당하며 그 때의 3승이 말짱 도루묵이 될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불행 중 다행으로 5강 경쟁팀들이 함께 패하거나 경기가 취소되면서 5위 SSG 랜더스에 1경기 앞선 4위(54승 2무 52패)를 유지 중이다. 대신 3위 삼성과의 승차가 2.5경기까지 벌어졌고, 5할 승률 승패마진도 다시 +2로 좁혀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그 이상을 목표로 잡은 두산이기에 키움전 2연패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두산은 4일 연패 탈출을 위해 토종 에이스 곽빈 카드를 꺼내들었다. 곽빈의 시즌 성적은 21경기 10승 7패 평균자책점 3.75로, 최근 등판이었던 7월 30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3연승으로 기세가 상당히 좋은 상황.
올해 키움 상대로는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63을 남겼다. 5월 7일 고척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챙긴 뒤 6월 16일 다시 고척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7월 24일 잠실에서 6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곽빈은 7월 30일 광주에서 4연패에 빠져 있었던 두산을 구해낸 연패 스토퍼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다시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곽빈의 어깨가 또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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