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한때 FA 미아 위기였던 선수가 이제는 팀 내 최고 타자이자 버팀목이 됐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권희동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모두에게 인정 받고 있다.
권희동은 지난 5일 발표된 7월 월간 MVP 타자 부문에 선정됐다. NC 선수단과 현장 직원 모두가 월간 MVP 투표에 참가하고 있고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모습까지 반영한 월간 히어로를 선정하는 것.
권희동은 7월 한 달 동안 팀의 버팀목이었다. 7월 한 달 동안 17경기 타율 3할1푼7리(60타수 19안타) 4홈런 15타점 OPS .960의 성적을 남겼다. 팀 내 월간 타율 1위였고 홈런도 데이비슨(7개), 박건우(5개)에 이은 3위였다.
올 시즌 96경기 타율 2할8푼7리(328타수 94안타) 8홈런 57타점 OPS .820을 기록 중이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3.33을 기록 중이다. 박건우가 3.51로 팀 내 타자 가운데 1위인데, 박건우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권희동이 팀 내 최고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는 타자다.
권희동은 “팀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선수들이 마음을 모아 MVP를 주어서 감사하다. 매 경기 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팀의 마지막 득점 기회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손)아섭이형과 (박)건우가 부상으로 빠지게 된 자리를 우리 팀 선수들 모두가 힘을 모아 메우고 있다. 나 역시 매 경기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마지막으로 항상 야구장 안팎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우리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7월 MVP 소감을 전했다. NC의 7월은 악재가 겹쳤다. 전반기 막판 주장 손아섭이 수비 과정에서 충돌하면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손상 진단을 받으며 후반기부터 제외됐다. 여기에 7월 26일에는 롯데 박세웅의 패스트볼에 오른쪽 손목 척골 골절과 손목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수술은 피했지만 최소 6주 소견이 나왔다.
핵심 타자 2명이 전열을 이탈하면서 타선이 대폭 헐거워졌지만 권희동이 중심 타선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5~6월 두 달 동안 18승30패2무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던 NC였지만 7월 들어서 10승8패로 반등했고 흔들리는 궤도를 붙잡았다.
테이블세터, 중심타선을 가리지 않고 그 타순에 맞는 역할을 해주는 권희동은 NC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그러나 이 선수가 1년 전에는 FA 미아 위기에 놓였던 선수였다. 2022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던 권희동. 두 자릿수 홈런도 3차례나 쳤고 통산 출루율과 타율이 1할 가까이 차이나는 출루 능력, 여기에 외야 전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원 소속팀 NC의 반응은 차가웠다. 소속팀의 세대교체 기조에 권희동은 외면 당했다. B등급 FA(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라는 신분의 제약도 있었기에 타 구단도 관심이 크지 않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하고도 권희동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결국 NC와 1년 총액 1억2500만원(연봉 9000만원, 옵션 3500만원)의 헐값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하지만 결국 NC는 다시 권희동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5리(309타수 88안타) 7홈런 63타점 OPS .793의 기록으로 팀의 가을야구 기적을 이끌었다. 올해 연봉은 1억5000만원으로 상승했고 올 시즌도 권희동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 NC는 49승51패2무로 7위에 머물러 있다. 한때 선두 경쟁을 하던 팀이 이제는 버거운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에이스 카일 하트가 건재하지만 부상자들의 속출로 삐걱거렸다. 그래도 권희동이 있기에 NC는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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