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극심한 폭염으로 지난주 프로야구 3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KBO도 빠르게 대책을 마련했다.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 개시 시간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1시간 늦췄다.
KBO는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혹서기 기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024 KBO리그 일요일,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7~8월 혹서기에 KBO리그는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 개시 시간이 오후 5시였지만 이번 주부터 1시간 늦춰 6시에 시작하기로 변경했다. 오는 11일, 18일, 25일 일요일 경기, 15일(목요일) 광복절 등 오후 5시 개시 예정이었던 경기들이 전부 오후 6시로 바뀌었다.
단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정된 15일 KIA-키움전, 25일 LG-키움전은 예정대로 각각 오후 5시, 2시에 시작된다.
KBO는 '최근 무더위가 이어지고 폭염 특보 발령 등에 따라 관중과 선수, 현장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남은 시즌 8월에 예정된 일요일, 공휴일 경기를 오후 6시에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KBO는 6일 10개 구단에 이상고온 현상 발생시 빈틈 없는 준비로 관중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KBO리그는 지난주 폭염 취소만 3경기나 있었다. 지난 2일 오후 6시30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롯데전이 폭염으로 취소된 게 시작이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선 종종 낮 경기 폭염 취소가 있었지만 야간에 치러지는 1군 경기에선 1982년 출범 후 43년 역사상 최초였다.
KBO리그 규정 27조에 따르면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인조잔디로 된 울산구장의 지열은 55도에 가까워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상태였다.
3일에는 울산 경기를 강행했지만 선수들이 극심한 후유증을 호소했다. LG 박동원과 문보경이 경기 후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로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았고, 롯데에서도 전준우, 윤동희, 고승민, 정보근 등 4명이 탈진과 폭염 후유증을 앓았다. 현장의 불만이 폭발하자 4일 울산 경기는 또 폭염 취소였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키움-두산전도 폭염 취소로 열리지 않았다. 그 전날(3일) 잠실구장을 찾은 5명의 관중이 온열 질환을 호소했고, 그 중 4명이 119구에 신고해 응급차를 타고 이송됐다. 나머지 1명은 잠실구장 내 의무실에서 조치를 받는 등 선수뿐만 아니라 관중들의 안전도 위협을 받았다.
이에 KBO도 빠르게 경기 개시 시간을 바꿔 대응에 나섰다. 지구 온난화 속에 한반도 기후도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찜통 더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혹서기에 경기 개시 시간 조정과 합리적인 기준 설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시즌을 마친 뒤 관련 규정을 신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KBO는 '이상 기후에 대비해 모두에게 안전하고 원활한 리그 운영을 위해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세분화된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경기에 대해서는 입장권 구매자 중 경기 시작 시간 변경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관람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해당 구단 입장권 예매 채널에서 관련 내용을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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