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더 나가야 좋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 역전극을 펼치며 9-8로 승리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김선빈과 김도영이 안타를 쳐내 기회를 만들고 나성범의 동점적시타, 서건창이 끝내기 안타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역전극의 발판을 놓은 이는 또 있었다. 우완 필승맨 장현식의 호투였다. 8회 곽도규가 한 점을 허용하고 이어진 2사2루에서 등판해 불을 껐다. 9회는 류지혁 2루타, 김영웅 볼넷을 내주었으나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카운트 4개를 무실점을 막아준 덕택에 역전으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장현식은 전날 KT전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소화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전 "2이닝을 막아주었는데 오늘도 현식이가 한 두 타자는 상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등판대기를 예고했다. 멀티이닝을 던지고 또 6타자를 상대하며 1⅓이닝을 막았다. 이감독은 "삼성전에서 8회와 9회 상대 불펜이 올라오면 좋은 성적을 올렸다. 현식이가 잘 막아주어 9회 역전 찬스가 생길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장현식은 요즘 KIA 불펜의 기둥노릇을 하고 있다. 개막부터 짧게는 한 타자 길게는 2이닝까지 소화하는 불펜의 마당쇠였다. 5월 평균자책점 7점을 넘을 정도로 기복이 있었지만 무더위가 찾아오자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날까지 최근 10경기에서 실점은 딱 한 번 뿐이다. 8월 5경기는 실점이 없었다.
마운드에 오르면 최대 2이닝까지 막아내며 정해영 대신 마무리를 맡은 전상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2021시즌 홀드왕의 위력을 재현하고 있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윽박지르고 종슬라이더와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힘이 넘친다.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현식은 불펜투수 가운데 경기출장 및 최다 이닝 3위이다. 58경기에 출전해 58⅔이닝을 소화했다. 이쯤되면 지칠만도 한데 오히려 싱싱하다. 더 던지는게 컨디션 유지에 낫다면서 마당쇠 등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팀의 8월 8경기 가운데 5경기에 등판해 8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4경기는 1이닝을 넘겼다.
이 감독은 10일 삼성전에 앞서 "공 많이 던졌고 이닝도 많다. 배려해서 빼주려고 하는데도 더 나가서 던져야 컨디션이 더 좋다고 말한다. 쉬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나가야 체력관리가 더 좋다고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오늘은 마음껏 쉬라고 했다"며 강제 휴식권을 발동했다. 공교롭게도 폭우로 취소되면서 투수들이 모두 쉬었다. 만일 11일 삼성전에 등판하면 주 4회 등판이다. 스태미너가 놀랍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