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12일부터 안세영(22, 삼성생명)이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직후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저격 발언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미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면서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경기 직후 부상관리, 선수 훈련 지원,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및 대회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이어 지난 1996년 애틀란타 대회 우승자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터였다.
2024년 기준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보조금 71억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조사는 문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 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와 보조금 관리 법류에 따른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의 법적 성격을 지닌다.
문체부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며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및 훈련과 대회 출전 지원의 효율성,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 선수의 연봉 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를 들여다보겠다"라고 밝혔다.
문체부가 살펴볼 주요 제도개선 사항은 ▲첫째,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훈련과 대회출전 지원의 효율성이다. 아울러, 배드민턴 포함 대다수 종목에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금지되고 있는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과정 참여의 필요성도 함께 살펴본다. ▲둘째,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이다. ▲셋째,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이다. 넷째, 선수의 연봉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이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단순히 ‘협회가 선수 관리를 적절히 하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제기되었던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하고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발전에도 파급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사단은 문체부 체육국장이 단장을 맡고, 조사 경험이 있는 문체부 직원과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 10명 이상으로 구성한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체육국장은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라며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라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