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54세 생일날 한국프로골프(KPGA)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의 우승을 이뤄냈다 .이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와 레전드 투어의 메이저 대회에서도 정상에 우뚝 섰다. 최경주(54)는 그 비결을 철저한 몸 관리에서 꼽았다.
최경주는 1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만났다.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비결과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밝혔다.
PGA 투어에서 한국인 첫 우승과 최다 우승(8회) 기록을 세운 최경주는 지난 5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챙겼다. 자신의 생일날 명승부를 펼치며 우승을 장식했고 이로써 KPGA 최고령 우승자로도 등극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29일엔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총상금 285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올랐다.
2020년부터 시니어 무대 도전에 나선 최경주는 2021년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2번째 정상에 섰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양 시니어 투어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내년 디오픈 출전권, 미국과 유럽 시니어 투어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시드까지 손에 넣었다.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취재진과 인사한 최경주는 뒤늦게 맞이한 제2의 전성기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5년 정도 전 갑상선에 문제가 있었다. 운동 선수로서 위험부담이 생겼고 수술을 했다"며 "그 전까지는 음주를 즐겼는데 그 이후로는 술을 끊었다. 또 지금까지 내 몸으로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몰랐는데 이젠 내 몸을 더 신경 쓰고 좋은 걸 섭취하면서 몸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찾아왔던 악재는 최경주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그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의욕도 떨어지고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아내가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며 "그 덕에 나아지길 바라는 기도도 해봤고 신앙으로 인한 믿음도 재정립했다. 탄산 음료도 8,9개월 전부터 끊었고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점점 힘을 받고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작년부터 들었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꾸준한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최경주는 "4,5월을 기점으로 하루에 꼭 하는 3가지 운동이 있다. 푸시업을 매일 25개씩 하고 압력기를 10회~20회, 스쿼트를 120회씩 한다. 이젠 카트를 안 타고 걷는데에도 문제가 없다"며 "제주도 대회 때도 연습라운드까지 5,6일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음 자세와 생활 습관, 식습관, 꾸준한 운동 등이 기반이 돼 체력이 어느 정도 지탱이 됐다. 이번 영국 대회에선 끝까지 피곤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앙심도 더 깊어졌다. 최경주는 "이런 것들이 확실히 말씀으로 통한 믿음과 기도, 힘이 저절로 생기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하나님 은혜'로 된 것이라고 믿고 살고 있는데, 앞으로 더 잘 살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술도 끊고 운동과 신앙 생활에만 전념하는 것이 다소 무료하진 않을까. 최경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들, 딸과 공을 치고 목사님들과 교류하고 말씀을 듣는 것들이 생각보다 재밌다"며 "술도 안 먹고 해서 인생이 무료하고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 최근 아침 시간에 운동을 하기 전 아내와 성경 말씀을 배우는데 스토리가 있고 해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오후 시간에는 내 운동도 하고 달라스에서 5,6명의 자라나는 꿈나무들 있는데 그 앞에서 시범도 보여주고 알려주기도 한다"며 "요즘 어프로치, 퍼팅에 재미를 느꼈다. 골프 인생에서 요즘 같이 어프로치가 재밌었던 적이 없었다. 체력도 되고 집중하면서 더 활기차게 시간을 잘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최경주는 "다른 목표를 세우기보다 재정립하는 게 중요했다. 경기에 대한 집착과 이기고자하는 긴장 등으로 인해 처음 우승하고는 잠을 못 잤다"면서 "양 대륙에 대표하는 게 디오픈과 US오픈인데 가장 싫어하기도 하고 고전했던 게 US오픈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겨났다. 믿음이 생겼고 US오픈 같은 전통 있는 메이저 대회에 나서고 싶다.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이다.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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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SK텔리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미소짓고 있는 최경주. /사진=KPGA 제공 |
최경주는 1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만났다.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비결과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밝혔다.
PGA 투어에서 한국인 첫 우승과 최다 우승(8회) 기록을 세운 최경주는 지난 5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챙겼다. 자신의 생일날 명승부를 펼치며 우승을 장식했고 이로써 KPGA 최고령 우승자로도 등극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29일엔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총상금 285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올랐다.
SK텔레콤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최경주. /사진=KPGA 제공 |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취재진과 인사한 최경주는 뒤늦게 맞이한 제2의 전성기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5년 정도 전 갑상선에 문제가 있었다. 운동 선수로서 위험부담이 생겼고 수술을 했다"며 "그 전까지는 음주를 즐겼는데 그 이후로는 술을 끊었다. 또 지금까지 내 몸으로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몰랐는데 이젠 내 몸을 더 신경 쓰고 좋은 걸 섭취하면서 몸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찾아왔던 악재는 최경주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그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의욕도 떨어지고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아내가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며 "그 덕에 나아지길 바라는 기도도 해봤고 신앙으로 인한 믿음도 재정립했다. 탄산 음료도 8,9개월 전부터 끊었고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점점 힘을 받고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작년부터 들었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꾸준한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최경주는 "4,5월을 기점으로 하루에 꼭 하는 3가지 운동이 있다. 푸시업을 매일 25개씩 하고 압력기를 10회~20회, 스쿼트를 120회씩 한다. 이젠 카트를 안 타고 걷는데에도 문제가 없다"며 "제주도 대회 때도 연습라운드까지 5,6일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음 자세와 생활 습관, 식습관, 꾸준한 운동 등이 기반이 돼 체력이 어느 정도 지탱이 됐다. 이번 영국 대회에선 끝까지 피곤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경주가 13일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마치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ZOOM 화상 인터뷰 갈무리 |
술도 끊고 운동과 신앙 생활에만 전념하는 것이 다소 무료하진 않을까. 최경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들, 딸과 공을 치고 목사님들과 교류하고 말씀을 듣는 것들이 생각보다 재밌다"며 "술도 안 먹고 해서 인생이 무료하고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 최근 아침 시간에 운동을 하기 전 아내와 성경 말씀을 배우는데 스토리가 있고 해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오후 시간에는 내 운동도 하고 달라스에서 5,6명의 자라나는 꿈나무들 있는데 그 앞에서 시범도 보여주고 알려주기도 한다"며 "요즘 어프로치, 퍼팅에 재미를 느꼈다. 골프 인생에서 요즘 같이 어프로치가 재밌었던 적이 없었다. 체력도 되고 집중하면서 더 활기차게 시간을 잘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최경주는 "다른 목표를 세우기보다 재정립하는 게 중요했다. 경기에 대한 집착과 이기고자하는 긴장 등으로 인해 처음 우승하고는 잠을 못 잤다"면서 "양 대륙에 대표하는 게 디오픈과 US오픈인데 가장 싫어하기도 하고 고전했던 게 US오픈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겨났다. 믿음이 생겼고 US오픈 같은 전통 있는 메이저 대회에 나서고 싶다.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이다.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말 더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한 최경주. /사진=PGA 공식 SNS 갈무리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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