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친 박주효(27, 고양시청)가 역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주효는 12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남겼다. 그는 "내가 목표하던 것들 중에 가장 컸던 그리고 가장 꿈꿔왔던 올림픽을 마쳤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던 올림픽이여서 더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누군가에겐 최고의 순간이고 누군가에겐 잔인한 기억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주효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와 나를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건지 내 노력을 하늘이 알아주지 못 했던 건지 너무 답답하고 서럽기도 하다. 응원해 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올림픽을 빌려 잠시나마 받았던 뜨거운 응원들 너무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죽어라 준비할 테니까 역도라는 종목을 잊지 않아주시고, 계속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며 4년 뒤 열리는 2028 로스 엔젤레스 올림픽을 기약했다.
그러면서 박주효는 한 가지 아쉬움을 밝혔다. 바로 코치진과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박주효는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회 때 그동안 나와 쭉 호흡을 맞췄던 지도자분께서 제 시합 때 작전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준비했는지 몇 킬로그램을 자신 있게 하고 왔는지를 모르시는 분께서 지휘를 하시다 보니까 내가 준비한 무게보다 너무 많이 다운시켰다. 나는 시합 도중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박주효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 역도 남자 73㎏급에서 인상 147㎏, 용상 187㎏, 합계 337㎏을 들면서 7위를 기록했다. 그는 인상 2차 시기에서 147㎏을 들었지만, 3차 시기 150㎏을 시도하다가 주저앉으며 10위에 그쳤다.
박주효는 강점인 용상에서 뒤집기에 나섰다. 그는 2차 시기 187㎏을 든 뒤 3차 시기에서 196㎏으로 무게를 높여 도전했다. 그러나 클린에는 성공했지만, 저크 도중 무게를 못 견디고 바벨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박주효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최종 성적은 합계 337㎏. 동메달을 목에 건 3위 디미트로프 안드리프(불가리아·344㎏)와 격차는 10㎏이었다. 박주효는 지난 4월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에서 150㎏, 용상 195㎏, 합계 345㎏을 들어 올린 바 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사실 박주효는 올림픽 출전 자체가 '인간 승리'의 표본이나 다름없다. 그는 2021년 군 복무 도중 척추를 다치면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고,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척추에 철심 4개를 박는 수술로 하반신 마비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주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1년 만에 재활을 마친 뒤 다시 바벨을 들어 올렸다. 지난 4월엔 개인 신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박주효는 꿈꿨던 올림픽 무대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경기 후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못했다며 자책했고, 용상 직전 갑작스레 두통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랬던 박주효가 공개적으로 코치진 문제를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한 것. 앞서 은메달을 수확한 박혜정 역시 코치진 실수로 흔들렸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혜정은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으로 합계 299㎏를 들어 올리며 리원원(중국·30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인상 131㎏은 한국 신기록이었다.
박혜정은 용상 2차 시기에서 168㎏을 성공하며 동메달을 확보했고, 3차 시기에서 173㎏을 신청하며 또 하나의 한국 신기록을 노렸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10여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대에 입장했고, 급하게 벨트를 찬 뒤 바벨을 들어 올리다 실패하고 말았다. 고개 숙인 박혜정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코치진을 바라봤다.
해설진도 의아해 했던 박혜정의 뒤늦은 입장은 사실 코치진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무게를 더 올릴지 말지 고민하다가 무게 변경 시간을 놓쳐버린 것. '뉴스1' 등에 따르면 박혜정은 경기 후 "감독님도 너무 긴장한 탓에 그러신 것 같다"라며 "끝나고 화가 많이 났지만,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 저도 화났지만 괜찮다고 했다. 잘 마무리했다. 아쉬운 마음이 좀 크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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