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만 하는 게 좋은 선배는 아니지, 손흥민 현실 조언 ''양민혁, EPL 쉬운 곳 아니다''
입력 : 2024.08.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
이것이 주장의 품격이다. '캡틴' 손흥민(32)이 토트넘 후배 양민혁(18)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영국 스퍼스웹은 15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양민혁에게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양민혁을 향한 손흥민의 현실적인 조언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양민혁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힘들 것이다. EPL에서 살아남는 것이 전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언어와 문화, 피지컬적으로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가족과 떨어져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선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양민혁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경고를 하고 싶다"며 "지금은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EPL에선 매일 기회를 잡으려고 하고, 당신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고 경쟁을 강조했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많은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다.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퍼스웹은 "토트넘 주장으로서 손흥민 같은 사람은 양민혁에게 엄청난 이점이 될 것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양민혁이 영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더부트룸도 "양민혁이 영국에 도착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그에겐 손흥민이라는 완벽한 멘토가 있다. 손흥민은 EPL에서 모든 것을 해냈다"며 "어린 선수를 이끄는 것에 있어 손흥민보다 더 좋은 선수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양민혁은 열심히 노력해야 하지만 올바르게 성장한다면, 앞으로 토트넘의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살아남기 힘든 EPL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있다. 2023~2024시즌이 벌써 손흥민의 10번째 EPL 시즌이다. 변함없는 실력과 성실한 훈련 태도 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업적이다. 손흥민도 앞서 한국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전 세계에서 최고로 생각하는 리그에서 10시즌을 보낸다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도 훌륭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후배들에 대한 배려, 팬들을 소중히 여기는 팬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지난 3월에는 경기장 안에 쓰레기가 보이자 허리를 숙여 줍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영국 현지 언론, 심지어 일본 언론도 손흥민의 행동에 놀라워하며 칭찬을 보냈다. 양민혁이 보고 배울 부분이 많다.

양민혁(왼쪽)과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양민혁(왼쪽)과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흥민에게도 멘토가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을 보고 성장했다. 손흥민이 훌륭한 주장이 된 것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손흥민은 "박지성을 선수와 인간으로서 존경한다. 그는 모든 선수를 챙겼다"며 "박시정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평소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모범을 보여준다면 동료들이 잘 따를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후계자로 양민혁이 지목받은 것에 대해 "양민혁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계승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칭찬만 하면 양민혁의 기를 세우는 것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한 뒤 EPL에 도전하기를 원했다. 손흥민만의 따뜻한 배려였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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