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韓 상대 실책→여전히 악플 받는 G.G.사토 ''아직 '용서 못해' 메시지 시달려''
입력 : 2024.08.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 좌익수 G.G. 사토가 8회 말 고영민의 외야 타구를 놓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 좌익수 G.G. 사토가 8회 말 고영민의 외야 타구를 놓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과거 올림픽 무대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러 비난의 대상이 됐던 전 야구선수 G.G. 사토(46)가 악플에 대한 트라우마를 언급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지난 15일 사토는 TV아사히의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에 출연,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는 악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최근 "선수에 대한 모욕이나 협박 중 지나친 내용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면서 사토의 사례가 나온 것이다.

사토는 16년 전인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에 선발됐다. 당시 그는 전년도 25홈런을 때려내며 강타자로 등극하고 있었고, 이에 외야 한 자리를 받게 됐다. 그러나 사토는 한국과 준결승,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2경기 연속 실수를 저질렀다.

준결승전에서 좌익수로 출전한 사토는 2-4로 뒤지던 8회 말 고영민(현 롯데 코치)의 타구를 잡았다가 떨어뜨리는 에러를 만들고 말았다. 이에 일본은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고, 결국 일본은 2-6으로 패배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경기 중계를 맡은 MBC의 허구연 해설위원(현 KBO 총재)이 "고마워요 G.G.사토"라고 한 것은 유행어처럼 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 좌익수 G.G. 사토가 8회 말 고영민의 외야 타구를 놓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 좌익수 G.G. 사토가 8회 말 고영민의 외야 타구를 놓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대회 종료 후 사토는 엄청난 비난에 휩싸이게 됐다. 방송에서 그는 "당시 편의점에 가자마자 너무 무서워서 아내에게 '죽고 싶다'고 문자를 보낸 적도 있다"고까지 털어놓았다. 당시 사토의 가족들까지도 고통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사토의 플레이는 일본 야구에도 악몽을 안겼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가 금메달을 차지한 후 나온 다큐멘터리에서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는 부상으로 방에서 '올림픽' 키워드를 검색해서 본 사토의 낙구 영상을 보고 우울감을 느꼈다고 한다. 심지어 스즈키 세이야(현 시카고 컵스)는 아예 코치에게 "내가 G.G.(사토)처럼 된다고 해도 용서해주세요"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이후 사토는 방송이나 SNS에서 이를 자학개그의 대상으로 언급하며 트라우마를 털어낸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비슷하게 수비에서 실수를 저질러 패배의 원인으로 비난받았던 고우석(26·현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에게도 "도를 넘는 비난을 멈춰 달라. 단지 한국을 위해 열심히 하려다 나온 결과다"고 위로를 할 정도였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지금도 사토에게는 비난의 메시지가 온다고 한다. 그는 "100개의 칭찬이 있어도, 단 하나의 악플을 본다면 상처가 된다"고 털어놓았다. "말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그래서 감사나 응원을 위해서만 사용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토는 '발상의 전환'으로 트라우마 극복에 나섰다. 그는 "에러를 저지른 후 13년 뒤(2021년)에 노무라 카츠야 감독이 '넌 베이징에서 실책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은 건 호시노 센이치(당시 일본 대표팀 감독)와 너뿐이다. 기억에 남는 게 얼마나 힘들고 훌륭한지 아느냐'면서 '네가 이겼다. 그 경험을 살려서 나아가라'는 말을 해줬다"는 말을 전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