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성골 유스' 올리버 스킵(24)이 토트넘 홋스퍼와 11년 동행을 마무리하고 레스터 시티로 향한다.
'디 애슬레틱'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레스터는 토트넘에서 스킵을 완전 이적 형태로 영입하는 데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제 메디컬 테스트와 최종 서명만 남은 모양새다. 매체는 "스킵은 오늘(일요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이적료는 2000만 파운드(약 351억 원)가 넘는다. 관계자들 모두 전반적으로 좋은 거래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레스터는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월요일에 스킵과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토트넘은 구두 합의를 마친 뒤 공식 절차를 거쳐 그를 이적시킬 예정이다. 스티브 쿠퍼 레스터 감독은 곧 더 많은 선수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어느덧 올여름 14번째 방출을 눈앞에 둔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이미 에릭 다이어, 라이언 세세뇽, 탕귀 은돔벨레, 조 로든, 이반 페리시치, 자펫 탕강가, 트로이 패럿, 에메르송 로얄을 내보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브리안 힐, 알레호 벨리스, 데인 스칼렛, 제이미 돈리도 임대로 팀을 떠났다. 호이비에르와 힐은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다.
스킵은 2013년 토트넘 아카데미에 입단한 성골 유스다.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2018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부름을 받아 1군에 합류했고, 선배들 사이에서 조금씩 출전 기회를 잡아나갔다.
스킵은 성장을 위해 2020-2021시즌 노리치 시티로 임대를 떠났다. 그는 노리치 유니폼을 입고 47경기를 뛰면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노리치의 프리미어리그(PL) 승격에도 힘을 보탰다.
1군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된 스킵. 토트넘은 그를 다시 불러들여 백업 자원으로 활용했다. 스킵은 공격적인 면은 아쉬웠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을 앞세워 중원에서 한 자리를 꿰찼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선 준주전급으로 뛰기도 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스킵은 이전부터 단점으로 지적받던 빌드업이나 탈압박 능력, 공격력을 좀처럼 발전시키지 못했다.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에너지를 불어넣긴 했으나 믿음직스러운 미드필더가 되기엔 조금 모자랐다.
지난 시즌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킵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 조합으로 새로 중원을 꾸렸다. 스킵은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보다도 뒷순위였다. 왼쪽 수비수로 활용될 정도였다.
스킵은 지난 시즌 리그 21경기를 소화했고, 그중 선발 출전은 5경기에 불과했다. 출전 시간도 고작 694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었다. 여기에 토트넘은 올여름 호이비에르를 마르세유로 보내긴 했지만, 아치 그레이를 영입하면서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스킵이 뛸 자리가 더욱 좁아진 셈.
결국 스킵은 어릴 적부터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마침 키어넌 듀스버리홀을 첼시에 내준 레스터가 러브콜을 보냈다. 토트넘도 스킵이 귀중한 홈그로운·팀그로운 선수긴 하지만, 기꺼이 놓아주기로 했다. 이로써 레스터는 토트넘 성골 유스 출신인 스킵과 레스터도 허리 라인을 구성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스킵은 개막전부터 친정팀 토트넘을 적으로 상대할 예정이다. 토트넘과 레스터는 오는 20일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PL 1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강등된 지 1시즌 만에 PL 복귀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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