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가 고시엔 정상에 올랐다. 홈런 하나 없이도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전국제패'에 성공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에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1999년 창단 이후 첫 고시엔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교토국제고 선발인 좌완 나카자키 루이는 연장 승부에서 대타로 교체되기 전까지 9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간토다이이치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절묘한 컨트롤로 연달아 내야 땅볼을 유도해 장타를 막아냈다.
타선도 정규이닝 내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출루에 나섰다. 3회 2사 1, 2루, 6회 1사 2, 3루, 9회 2사 3루 등 기회가 계속 생겼다. 선두타자 안타 후 번트로 진루시키는 패턴이 기계적으로 전개됐다.
결국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무사 1, 2루)에 들어갔다. 10회 초 교토국제고는 나카자키의 대타로 나온 니시무라 이키가 번트 모션을 취했다. 그러다 갑자기 배트를 빼고는 타격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무사 만루를 만든 교토국제고는 가네모토 유고의 밀어내기 볼넷과 미타니 세야의 희생플라이로 2-0을 만들었다.
이어진 10회 말 수비에서는 니시무라가 번트 타구에 실책을 저질러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내준 걸 제외하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며 끝내 한 점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번 대회 교토국제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홈런이 없다는 점이다. 교토국제고는 본선 1차전부터 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면서 24점을 올렸지만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가을 교토지역대회부터 30경기째 '대포 0'을 이어가고 있다.
사령탑도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매체에 따르면 고마키 노리츠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은 홈런은 나와도 세밀한 야구를 하지 못했던 게 우리 팀이었다"며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어 고마키 감독은 "교토국제고 야구부 역사에 새로운 문화를 주입시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치가 낮아도 힘을 모으면 전국 제패도 가능하다"며 "지금까지의 스타일과 다르게 챔피언이 된 건 좋은 자산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늘 벤치에 들어오지 못한 3학년 볼보이가 펑펑 울었다. 그런 친구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팀이 힘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니시무라와 나카자키, 두 좌완투수의 활약이 빛났다. 2학년 니시무라는 4경기에 등판해 24이닝 동안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온 나카자키 역시 4게임, 31이닝 동안 1.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8강전까지 각각 2경기씩 완투를 기록했고, 4강과 결승에서는 니카자키 선발, 니시무라 구원으로 치렀다. 나카자키는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U-18) 일본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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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교토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에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1999년 창단 이후 첫 고시엔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교토국제고 선발인 좌완 나카자키 루이는 연장 승부에서 대타로 교체되기 전까지 9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간토다이이치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절묘한 컨트롤로 연달아 내야 땅볼을 유도해 장타를 막아냈다.
타선도 정규이닝 내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출루에 나섰다. 3회 2사 1, 2루, 6회 1사 2, 3루, 9회 2사 3루 등 기회가 계속 생겼다. 선두타자 안타 후 번트로 진루시키는 패턴이 기계적으로 전개됐다.
결국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무사 1, 2루)에 들어갔다. 10회 초 교토국제고는 나카자키의 대타로 나온 니시무라 이키가 번트 모션을 취했다. 그러다 갑자기 배트를 빼고는 타격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무사 만루를 만든 교토국제고는 가네모토 유고의 밀어내기 볼넷과 미타니 세야의 희생플라이로 2-0을 만들었다.
이어진 10회 말 수비에서는 니시무라가 번트 타구에 실책을 저질러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내준 걸 제외하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며 끝내 한 점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사령탑도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매체에 따르면 고마키 노리츠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은 홈런은 나와도 세밀한 야구를 하지 못했던 게 우리 팀이었다"며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어 고마키 감독은 "교토국제고 야구부 역사에 새로운 문화를 주입시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치가 낮아도 힘을 모으면 전국 제패도 가능하다"며 "지금까지의 스타일과 다르게 챔피언이 된 건 좋은 자산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늘 벤치에 들어오지 못한 3학년 볼보이가 펑펑 울었다. 그런 친구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팀이 힘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니시무라와 나카자키, 두 좌완투수의 활약이 빛났다. 2학년 니시무라는 4경기에 등판해 24이닝 동안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온 나카자키 역시 4게임, 31이닝 동안 1.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8강전까지 각각 2경기씩 완투를 기록했고, 4강과 결승에서는 니카자키 선발, 니시무라 구원으로 치렀다. 나카자키는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U-18) 일본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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