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가 논란 어쩔 수 없어, 생각은 다양하니까'' 교토국제고 주장 '고시엔 제패' 후 담담한 심경
입력 : 2024.08.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야구부 창단 25년 만에 일본 고시엔 정상에 오른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 한국어 교가가 일부 우익들에게 논란이 됐던 가운데, 주장이 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스포츠호치,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23일 "교토국제고의 주장 후지모토 하루키가 '(교가 관련 비난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에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선발 나카자키 루이가 9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9회까지 0-0인 상황에서 연장 10회 초 승부치기가 시작됐고, 교토국제고는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2점을 얻어 앞서나갔다.

이어진 10회 말 수비에서는 니시무라 이키가 번트 타구에 실책을 저질러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내준 걸 제외하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며 끝내 한 점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NHK의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본선 8강 중계방송 화면. /사진=엑스 갈무리
NHK의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본선 8강 중계방송 화면. /사진=엑스 갈무리
1947년 교토조선중학으로 개교한 교토국제고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산하 교토한국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인 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야구부 역시 모두 일본 선수로 구성됐다. 하지만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이라는 한국어 가사가 있는 교가를 불러 화제가 됐다.

그런데 가사 중 '동해 바다'가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는 고유어인 '동해'가 일본어인 '동쪽 바다(東の海)'라고 번역돼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NHK는 별도의 일본어 자막을 통해 '교토 국제고 교가의 일본어 번역은 학교에서 제출했다'는 자막을 덧붙였지만, 이를 언급한 산케이 신문 기사에는 "동해의 국제적인 호칭은 일본해이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교가가 연주된다면 '일본해'로 당당히 번역하라" 등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선수들도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후지모토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며 "나도 솔직히 괜찮을지 생각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비판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고도 말했다. 또한 "우리는 야구를 위해 이 학교에 들어왔다. 승리하는 것이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교토국제고 선수단이 23일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우승 후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