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가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종전 한 시즌 최다 관중을 넘어 꿈의 '1000만 관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타뉴스는 창간 20주년 기획으로 올 시즌 KBO리그의 흥행 비결과 인기 유지를 위한 과제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① '왜 지금' 야구에 열광하는가... 젊은 여성팬 급증 "숏폼 보고 구장 가서 스트레스 풀고"
2024 KBO리그는 2일까지 시즌 624경기에서 누적 관중수 923만 2768명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만 4796명으로 지난 해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달 28일에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으로 한 시즌 900만 관중(900만 904명)을 돌파했다. 종전 최다 기록(2017년 840만 688명)은 이미 훌쩍 넘어섰다.
특정 구단의 인기때문만이 아니다. 100만 관중을 돌파한 구단이 4개나 나왔다. 지난 8월 8일 두산 베어스가 100만 관중에 성공한 데 이어 삼성이 8월 14일 창단 후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넘겼다. LG는 8월 16일, KIA는 8월 28일에 각각 100만 관중을 동원했다. SSG(98만 1854명)와 롯데(95만 4623명)도 1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LG(1만 8814명)부터 NC(1만 507명)까지 10개 구단의 평균 관중이 모두 1만 명 이상이다.
'젊은', '여성' 팬들, 야구에 빠지다 왜 이렇게 관중이 증가했을까. 일단 재미가 있다. 인기 구단들의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국구 구단인 KIA가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LG와 삼성, 두산 역시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5위 싸움도 정말 뜨겁다. 특히 한화와 롯데가 최근 치고 올라오면서 점입가경이다.
요즘 야구장을 가면 젊은 여성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KBO가 최근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기존 관람자의 비율이 남성(62.8%)과 40~50대(43.9%)가 주를 이뤘다면, 신규 관람자의 경우 여성(48.6%)과 20대(31.4%)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미혼 관중도 기존보다 크게 증가(39.1%→53.2%)했다.
야구장을 다시 찾는 팬들도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응원 팀 성적과 무관하게 야구를 즐기기 위해 다시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많다. 박정권 MBC SPORTS+ 야구해설위원은 "확실히 젊은 팬이 많아졌다. 요즘 야구장의 시설이 정말 좋아졌다. '치맥' 등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데이트나 나들이하기에도 좋은 장소인데, 야구와 순위 싸움까지 재미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족과 지인을 따라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팬인 임효지(31·서울 거주) 씨는 "제가 야구를 처음 접한 건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였다. 그러면서 야구와 관련한 기사와 콘텐츠, 하이라이트 등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됐고, 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올해 처음 찾았다"며 "3시간 내내 응원하는 문화가 참 좋더라. 쌓였던 스트레스를 유일하게 풀 수 있는 곳이다. 또 요즘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에 가도 큰 비용을 쓰는데, 그에 비하면 야구장은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물론 응원하는 팀이 질 때도 있지만, 그냥 야구장에서 응원 분위기를 느끼는 것 자체가 좋다"고 전했다.
숏폼 활용-ABS 도입도 한 몫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야구를 쉽게 접하는 팬들이 많이 늘어났다. KBO는 지난 3월 티빙(TVING)과 유무선 중계권 협상을 하면서, 야구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숏폼 영상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또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과 대표팀의 세대 교체 역시 야구 인기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KBO 관계자는 "올해 신규 관중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야구 관련 콘텐츠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또 과거 KBO 리그의 부정적인 키워드로 '볼 판정'이 많았다. 그러나 ABS를 도입하면서 이런 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아울러 지난해 국제대회를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렸는데, 그들에 대한 팬덤이 형성된 점도 관중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KBO 리그 각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LG는 올해 10개 구단 체제 이후 최소인 5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제 LG는 잠실야구장 최초 130만 관중 달성을 목표(현재 홈 61경기 114만 7683명)로 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관중 증가를 목표로 팬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규 팬 유입 및 연속 관람 문화 정착을 위해 신규 가입부터 1~3번째 직관 인증까지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또 캐릭터 마케팅 차원에서 색다른 디자인의 스페셜 티켓을 발행하고 있다. 젊은 팬 유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에 잠실구장 노출을 통한 홍보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선 예매 혜택이 있는 연간유료회원도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해 좌석 예매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1000만 관중, 꿈이 아니다 한화는 홈 17경기 연속 매진, 시즌 최다 경기 매진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과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팬들의 기대가 높아진 게 저희 구단의 관중 증가 요인 중 하나라 생각한다. 또 김경문 감독 영입과 함께 현재까지 순위 싸움을 이어가면서 팬들께 기대감을 드리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면서 "구단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 TV(구독자 수 33만명으로 10개 구단 중 1위)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또 새로운 선수 개별 브랜드화 굿즈에도 팬들께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내년부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떠나 신축구장으로 둥지를 옮긴다.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한화 관계자는 "저희가 이글스파크에서 야구를 하는 게 올해가 마지막이라 팬들도 더 찾아주시는 것 같다"면서 "이제 내년이면 신축 구장에서 야구를 한다. 아무래도 새 구장이 문을 열면 이른바 '개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시아권 최초의 복층 불펜과 인피니티풀 등이 선을 보이는데, 호기심 차원에서 오시는 팬들도 계실 것이다. 그래도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성적이다. 올해 어느 정도 성적에서 결과물을 낸다면 구단 투자와 함께 내년 시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KBO 리그는 꿈의 1000만 관중 시대를 향해 달려간다. 실현할 수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시즌 최종 관중 수(720경기)는 1065만 3193명에 달할 전망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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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
① '왜 지금' 야구에 열광하는가... 젊은 여성팬 급증 "숏폼 보고 구장 가서 스트레스 풀고"
2024 KBO리그는 2일까지 시즌 624경기에서 누적 관중수 923만 2768명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만 4796명으로 지난 해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달 28일에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으로 한 시즌 900만 관중(900만 904명)을 돌파했다. 종전 최다 기록(2017년 840만 688명)은 이미 훌쩍 넘어섰다.
특정 구단의 인기때문만이 아니다. 100만 관중을 돌파한 구단이 4개나 나왔다. 지난 8월 8일 두산 베어스가 100만 관중에 성공한 데 이어 삼성이 8월 14일 창단 후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넘겼다. LG는 8월 16일, KIA는 8월 28일에 각각 100만 관중을 동원했다. SSG(98만 1854명)와 롯데(95만 4623명)도 1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LG(1만 8814명)부터 NC(1만 507명)까지 10개 구단의 평균 관중이 모두 1만 명 이상이다.
'젊은', '여성' 팬들, 야구에 빠지다 왜 이렇게 관중이 증가했을까. 일단 재미가 있다. 인기 구단들의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국구 구단인 KIA가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LG와 삼성, 두산 역시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5위 싸움도 정말 뜨겁다. 특히 한화와 롯데가 최근 치고 올라오면서 점입가경이다.
요즘 야구장을 가면 젊은 여성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KBO가 최근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기존 관람자의 비율이 남성(62.8%)과 40~50대(43.9%)가 주를 이뤘다면, 신규 관람자의 경우 여성(48.6%)과 20대(31.4%)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미혼 관중도 기존보다 크게 증가(39.1%→53.2%)했다.
야구장을 다시 찾는 팬들도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응원 팀 성적과 무관하게 야구를 즐기기 위해 다시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많다. 박정권 MBC SPORTS+ 야구해설위원은 "확실히 젊은 팬이 많아졌다. 요즘 야구장의 시설이 정말 좋아졌다. '치맥' 등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데이트나 나들이하기에도 좋은 장소인데, 야구와 순위 싸움까지 재미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족과 지인을 따라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팬인 임효지(31·서울 거주) 씨는 "제가 야구를 처음 접한 건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였다. 그러면서 야구와 관련한 기사와 콘텐츠, 하이라이트 등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됐고, 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올해 처음 찾았다"며 "3시간 내내 응원하는 문화가 참 좋더라. 쌓였던 스트레스를 유일하게 풀 수 있는 곳이다. 또 요즘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에 가도 큰 비용을 쓰는데, 그에 비하면 야구장은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물론 응원하는 팀이 질 때도 있지만, 그냥 야구장에서 응원 분위기를 느끼는 것 자체가 좋다"고 전했다.
잠실구장의 응원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
KBO 관계자는 "올해 신규 관중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야구 관련 콘텐츠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또 과거 KBO 리그의 부정적인 키워드로 '볼 판정'이 많았다. 그러나 ABS를 도입하면서 이런 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아울러 지난해 국제대회를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렸는데, 그들에 대한 팬덤이 형성된 점도 관중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KBO 리그 각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LG는 올해 10개 구단 체제 이후 최소인 5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제 LG는 잠실야구장 최초 130만 관중 달성을 목표(현재 홈 61경기 114만 7683명)로 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관중 증가를 목표로 팬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규 팬 유입 및 연속 관람 문화 정착을 위해 신규 가입부터 1~3번째 직관 인증까지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또 캐릭터 마케팅 차원에서 색다른 디자인의 스페셜 티켓을 발행하고 있다. 젊은 팬 유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에 잠실구장 노출을 통한 홍보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선 예매 혜택이 있는 연간유료회원도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해 좌석 예매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부산 사직야구장.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한화는 내년부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떠나 신축구장으로 둥지를 옮긴다.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한화 관계자는 "저희가 이글스파크에서 야구를 하는 게 올해가 마지막이라 팬들도 더 찾아주시는 것 같다"면서 "이제 내년이면 신축 구장에서 야구를 한다. 아무래도 새 구장이 문을 열면 이른바 '개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시아권 최초의 복층 불펜과 인피니티풀 등이 선을 보이는데, 호기심 차원에서 오시는 팬들도 계실 것이다. 그래도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성적이다. 올해 어느 정도 성적에서 결과물을 낸다면 구단 투자와 함께 내년 시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KBO 리그는 꿈의 1000만 관중 시대를 향해 달려간다. 실현할 수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시즌 최종 관중 수(720경기)는 1065만 3193명에 달할 전망이다.
KBO리그 연속 매진 신기록을 알리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전광판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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