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LG 트윈스에서 KT 위즈로 이적, 철인 외야수, 우승 외야수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개명 성공 신화를 썼지만, 만족은 없다. 배정대(29·KT 위즈)는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청하며 어린 선수들과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1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끝으로 가을 무대를 마친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20일부터 일본 와카야마의 카미톤다 구장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선수단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해 4일 훈련-1일 휴식 주기로 2024시즌을 복기하고, 2025시즌을 준비 중이다. 캠프는 오는 11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캠프 참가 명단은 26명이다. 김민, 문용익, 성재헌, 원상현, 한차현, 박세진, 이현민, 주권, 이상동, 전용주, 강건 등 투수 11명, 강현우, 조대현, 김민석 등 포수 3명, 오윤석, 문상철, 박태완, 강민성, 권동진, 박민석 등 내야수 6명, 천성호, 안현민, 신호준, 최성민, 배정대, 박민석(신인) 등 외야수 6명이 일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5라운드 49순위로 뽑힌 박민석(외야수, 덕수고)은 신인으로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6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우승 중견수 배정대다. KT 구단은 이번 마무리캠프의 방향성을 “유망주 발굴과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을 통한 팀 전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미 주전급으로 올라선 144경기 철인 외야수가 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2차 1라운드 3순위로 뽑힌 배정대는 2014년 11월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T맨이 됐다. 그리고 프로 7년차인 2020시즌 뒤늦게 꽃을 피웠다. 당시 전 경기(144경기) 출전과 함께 타율 2할8푼9리 13홈런 65타점으로 새로운 주전 중견수의 탄생을 알렸고, 이듬해 144경기 타율 2할5푼9리 12홈런 68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병옥’에서 ‘정대’로 개명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배정대의 장점은 꾸준함과 득점권 해결 능력이다.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무려 3시즌 연속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고, 2023시즌과 2024시즌 부상을 겪으면서도 빠른 회복과 함께 2년 연속 타율 2할7푼 이상을 기록했다. 끝내기안타를 자주 쳐 ‘끝내 주는 사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수비에서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런 배정대가 왜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청했을까. 배정대는 구단 공식 유튜브 ‘위즈 TV’를 통해 “일단 국내에 있으면 아무래도 혼자 운동을 하게 된다. 혼자 운동을 하게 되면 힘들거나 하기 싫을 때 쉴 수 있다. 그러나 같이 운동하면 다르다. 또 마무리캠프는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를 보면서 힘을 낼 수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무리캠프 참가에 앞서 특별한 목표도 세웠다. 배정대는 “마무리캠프에서 체중을 감량하고 싶다. 내년 시즌 도루를 더 많이 하고 싶기 때문이다. 목표는 25개”라며 “지치지 말고 한 달 열심히 하고 오겠다. 몸 한 번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 진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배정대의 도루 커리어하이는 2020시즌 22개다. 이후 2021시즌 19개, 2022시즌 19개, 2023시즌 13개, 2024시즌 9개로 수치가 감소했다.
한편 이번 캠프에는 배정대와 더불어 주권, 오윤석, 문상철 등 가을야구에서 활약한 주전급 선수들도 대거 참가를 자청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의 아쉬움을 씻고 내년 시즌 다시 V2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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