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아버지 우승 장면 많이 봤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이 한국시리즈 우승 엔딩의 주역이 됐다. KIAsms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4승1패로 왕자에 올랐다. 2017년 우승 이후 7년만에 통합 우승이었다.
초반 승리를 내주는 듯 했으나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선발 양현종이 홈런 3개를 맞고 흔들렸다. 디아즈에게 연타석 투런포, 김영웅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1-5로 뒤진 가운데 KIA는 불펜을 조기에 가동했다. 김도현이 아웃카운트 7개를 잡고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결국 5회 상대폭투에 힘입어 동점을 만들었고 6회 김태군의 역전타가 나와 경기를 뒤집었다. KIA는 곽도규, 장현식, 이준영, 전상현까지 필승조를 모두 투입했다. 그런데 타선이 계속 변비상태였다. 17개의 잔루를 양산하며 확실히 달아나지 못했다. 특히 7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최원준이 범타로 물러나며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급기야 6-5로 앞선 8회초 삼성에게 추격의 틈을 주었다. 류지혁이 볼넷을 골랐다. 보내기번트에 이어 이준영이 구원에 나서 디아즈를 삼진으로 잡고 한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김영웅이 또 볼넷을 골랐고 필승맨 전상현이 나섰으나 초구에 박병호의 몸을 맞추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마무리 정해영 카드를 꺼냈다. 이재현을 상대로 초구 볼을 던져 흔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2구 강력한 직구를 던졌고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시리즈 우승의 9부 능선을 넘는 순간이었다. KIA는 8회말 박찬호의 2루타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아 7-5로 달아났다. 정해영은 9회 세 타자를 완벽하게 막고 두 팔을 들고 환호했다. 특이하게도 투수 정해영이 포수 김태군을 안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아버지 정회열 전 수석코치는 해태시절 포수로 두 번이나 우승 엔딩을 했다. 투수를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작약했다. 아버지와 더불어 부자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이었다. 부자가 한국시리즈 우승 엔딩 장면에 나선 것도 처음이었다. 그것도 한 팀에서 대를 이어 진기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우승파티를 즐긴 후 정해영은 "긴장을 많이 했다. 초구에 볼이 되자 전력투구로 힘대 힘으로 붙어보려고 했다. 우리가 힘이 더 많이 남아있어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 어차피 9회를 마무리 지으면 5점차든 10점차든 다 세이브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1점차 8회 올라가서 오랜만에 세이브 상황이어서 더 긴장했고 더 집중했다"며 웃었다.
이어 "아버지의 한국시리즈 우승 엔딩 장면을 많이 봤다. 부모님이 축하한다고 좋아하셨다. 누구보다 저를 좋아하시고 아끼신다. 조언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다 알아듣지 못한다. 조언 계속하면 잘 해야할 것 같다"며 "우승해 너무 기분이 좋다. 내년에도 늘 하던대로 준비하겠다. 이제 대표팀에 합류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도 다졌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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