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불패의 12번째 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이 재계약 선물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4승1패로 우승했다. 9경기 차로 여유있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철저한 준비와 빈틈없는 경기운영으로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KBO 역대로 취임 첫 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흔치 않는 사령탑이 됐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2005년)과 류중일 전 삼성감독(201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두 번째 최연소 통합우승이다. 나이로 따지면 취임 첫 해 통합 우승 최연소 두번째 (42세 11개월 3일)이다. 선동열 감독이 42세 9개월 9일로 최연소이다. 42살의 나이에 첫 우승과 함께 명장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구단은 이범호 감독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우승 감독에 걸맞는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계약기간 2년, 연봉과 계약금 3억원 등 9억원에 계약했다. 초보 감독의 대우였다. 그러나 첫 해 우승을 차지한 만큼 새롭게 3년 계약과 함께 우승 감독에 걸맞은 연봉도 새롭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례가 있었다. KT 이강철 감독이다. 지난 2018년 10월 3년 계약금 포함 12억 원에 계약했다. 2019시즌 첫 70승과 승률 5할에 도달하고 2020시즌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계약기간 1년을 남겨놓고 연봉을 5억원으로 올리면서 계약금 5억 원 포함 3년 총액 20억 원에 재약했다.
우승도 하지 않았는데도 최고 대우를 안겨준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2021시즌 기어코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범호 감독은 첫 해에 비원의 우승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1987년 이후 두 번째로 광주 우승이었다.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챔패언스필드에 모인 관중은 물론 광주시내의 아파트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환호했다. 1년 내내 강자의 모습을 보여준 이 감독에 대한 평가와 대우도 달라져야 한다.
이범호 감독의 지난 1월 말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전임 김종국 감독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격 경질됐다. 타격코치로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던 도중 구단의 정식 요청을 받아 11대 감독에 취임했다. 사상 초유의 스프링캠프 도중 감독교체였다.
구단이 이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일단 모든 선수들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시절 맏형으로 후배들을 이끈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2군 총괄코치와 1군 타격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의 장단점과 성격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우승전력을 구축한 만큼 이감독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선택은 적중했다. 선수들이 감독을 위해 우승하자고 할만큼 맏형 리더십을 발휘했다. 포수 김태군은 "감독님이 이렇게 해도 되냐 싶을 정도로 선수들을 편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에이스 양현종도 "아직도 형 같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게끔 배려해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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