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윤 기자] ‘용감한 형사들4’에서 주식과 사업 실패로 1,000만원의 빚을 진 남성이 돈을 빌리려다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드러났다.
11월 8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시즌 4’(연출 이지선) 9회에서는 장옥수 경위가 출연해 광주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수사기를 공개했다.
실종 신고 접수 이틀 전인 10월 8일 오후 4시 34분 경, 피해자가 여행 후 귀가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 피해자의 집 12층에서 피해자가 내리자마자 검은 그림자가 따라 붙었고, 비상계단에서 나타난 인물은 피해자를 바짝 뒤쫓아갔다.
범인 양 씨는 아파트 비상계단 1층에 숨겨진 CCTV에 포착되었다. 피해자가 귀가하기 약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 22분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는 것이 찍힌 것이었다. 정황상 귀가하는 피해자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였다.
양 씨는 그로부터 2시간 반이 지난 뒤 비상 계단으로 도주했고, 내려갈 때는 옷을 바꿔 입고 내려갔다. 낮에 올라갈 땐 검은색 티셔츠였는데, 내려갈 때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 관계를 떼어보자, 가족이 아무도 없었고, 자녀가 있었지만 사정이 좋지 않았는지 모두 해외로 입양을 상태였다. 자식들과는 몇 년 전 연락이 닿았지만, 재회는 원치 않았던 것인지 전혀 왕래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피해자는 젊은 시절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했다. 주변 분 얘기를 들어보니, 아파트도 마련했고, 연금도 받고 있었고, 남한테 돈을 빌려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빚을 질 정도도 아니였다. 성격 상 원한을 살 사람도 아니었다.
당시 양 씨는 얼굴도 가리고 옷도 갈아입었지만, 모든 동선이 CCTV에 포착되었다. 비상계단을 내려온 양 씨는 아파트 뒤편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타고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아파트를 빠져 나가자 마자 도로 CCTV에 번호판이 찍혔고, 차주의 정체는 서울에 사는 40대 여성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의 이름으로 가입된 여성의 전화를 찾아 기지국을 확인했더니, 사건 당일 광주에 온 일은 없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차량이 향한 곳은 바로 옆 블록 다른 아파트였다. 곧바로 그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가서 입주자 명단을 확인해보니, 남자가 탄 차량으로 떡하니 주차등록도 되어 있었다.
그래서 주차등록된 집 세대원을 확인해보니, 80대 노부부와 50대 남성, 초등학생까지 3대가 모여서 사는 대가족이었다. 그런데 80대 할아버지와 50대 남성, 차주인 40대 여성까지 세 명의 성이 같았다. 그래서 주민등록 등본을 떼어보니 전부 한 가족이었다.
경찰은 차를 주로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차주의 오빠, 50대 남성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남성의 전화기는 전원이 꺼져있었고, 그 뒤로도 쭉 켜지지 않았다.
같은 동네에 사는 것 말고는, 피해자와 남성의 접점은 없었다. 통화한 내역도 없었다. 경찰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양씨의 휴대전화의 마지막 기지국 위치를 확인해보니 경기도 안양으로 확인되었다. 양씨의 통화 내역을 조회해보니, 가장 자주 통화한 여성이 있었는데, 그 여성의 주소가 안양이었다. 경찰은 두 사람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추정하고, 양 씨가 그 여성 집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양으로 향한 경찰은 여성의 집 지하 주차장에서 양씨가 타던 차량을 발견했다. 신고 접수 후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찾은 것이었다. 확인해보니 여성이 소유한 차량도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다. 두 사람의 차량이 움직이지 않은 걸로 봐서 집안에 같이 있는 걸로 확신하고, 주변에 잠복하면서 양씨가 나오길 계속 기다렸다.
새벽 6시쯤, 두 사람이 같이 내려왔고 바로 긴급체포를 진행했다. 양씨는 범행을 바로 인정했고, 피해자는 양 씨 어머니의 20년 지기 지인으로 드러났다.
20년 전에 양 씨 어머니가 리어카에서 포장마차를 했는데, 피해자도 바로 옆에서 포장마차를 했었다. 최근까지 계모임을 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온 언니동생 사이였고, 양씨도 피해자를 자주 봐 왔다고 했다.
6개월 전에 양씨가 주식 투자를 하겠다고 어머니에게 손을 벌린 적이 있었다. 그 때 어머니가 500만원을 빌려주면서, 이거 포장마차 같이 하던 동생한테 빌린 돈이니까 꼭 갚아라 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동생은 부양할 자식도 없고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산다면서 부러움 섞인 푸념을 했다고 했다.
양 씨는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4개월 전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잘 안되었고,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때 돈 걱정 없이 잘 산다고 했던 피해자가 생각났고, 피해자를 찾아가 돈을 빌려달라 해보고 안 빌려주면 죽여서라도 돈을 빌릴 생각으로 찾아갔다.
당시 양씨의 빚은 고작 천만원 정도였고, 범행 전에 다섯 차례나 현장을 사전 답사해 확인하면서 피해자가 자주 주차하는 장소와 동선까지 파악했다.
피해자가 돈을 빌려주지 않아서 살해했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피해자가 집으로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갔는데, 깜작 놀란 피해자가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당황해서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내리치다가, 식탁 위에 송곳이 있어서 찔렀다고 전했다. 그러다 송곳 손잡이가 빠진 것이었다./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