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베이(대만), 이후광 기자] 대만 취재진이 대만전을 맡을 한국 선발투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곽빈, 고영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취재진은 곽빈을 꼽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몰라요”라고 응수하며 전력 노출을 피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첫 현지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오후 3시에 시작해 5시에 마무리됐고, 선수들은 웜업, 캐치볼, 수비, 타격 등 기본 훈련을 통해 조별예선 3경기가 열리는 티엔무야구장의 인조잔디를 익혔다.
현장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대만에 오니) 이제 실감이 난다. 긴장도 해야 한다. 내일 연습경기, 모레 휴식일, 12일 타이베이돔 훈련을 거쳐 13일 첫 경기를 치른다”라고 말했다.
당초 대표팀은 11일 또한 훈련 스케줄을 잡았지만, 대만 출국에 앞서 11일을 휴식일로 변경했다. 류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어제 새벽에 왔고, 오늘 첫 훈련에 내일 연습경기를 하면 쉴 시간이 없다. 물론 훈련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휴식을 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류중일호의 10일 연습경기 상대는 티엔무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대만 프로팀 웨이취안 드래곤스다. 지난해 대만시리즈를 제패했고, 올해 후기리그에서 2위에 오른 강팀이다.
류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 처음 보는 타자를 만나 공부가 많이 될 거 같다”라며 “투수는 임찬규가 먼저 나가서 2이닝을 던질 것이다. 그리고 중간투수들을 다 내보낼 생각이다. 한 이닝이 될 수도 있고, 한 타자가 될 수도 있다. 경기는 9이닝 정식 경기인데 9회는 점수와 관계없이 승부치기를 하기로 합의를 봤다”라고 설명했다.
티엔무야구장의 특징은 야외구장임에도 내, 외야가 모두 인조잔디다. 여기에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 주로 또한 인조잔디로 이뤄져 있어 야수들이 빠른 타구에 대비를 해야 한다.
류 감독은 “인조잔디 구장이라 내야는 조금 딱딱해 보이는데 외야는 물렁물렁하다. 고척돔보다 잔디 길이가 길다. 고척돔은 딱딱해서 타구가 빠른데 거기보다는 타구가 덜 빠를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이날 수비훈련을 담당한 류지현 수석코치도 “타구에 가속도가 붙어서 가는 경향이 있는데 국내 인조잔디보다 단단해서 괜찮다. 서울시리즈가 열리기 전 고척돔 잔디와 비슷하다”라며 “선수들이 이를 숙지하고 수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선수들을 믿는다”라는 시선을 보였다.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시간이 끝나고 대만 취재진이 몰려들어 류중일 감독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한 기자가 “타이베이돔 사전 훈련 시간이 2시간뿐인데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라고 묻자 류 감독은 “우리나라에도 돔구장이 있다. 또 지난 여름에 타이베이돔을 갔었다”라고 답했다.
대만 전력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는 “투수가 좋다. 타선에 힘 있는 타자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1차전 선발투수를 향한 관심도 뜨거웠다. 대만 기자가 “곽빈을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질문하자 류 감독은 “(1차전에) 누가 나왔으면 좋겠나. 대만 언론에서는 누구를 지목하고 있나”라고 역질문을 하며 대만 취재진을 웃겼다.
곧바로 한국어에 능통한 한 대만 기자가 “곽빈이 맞아요?”라고 돌직구를 던졌고, 류 감독은 “몰라요”라고 외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오는 13일 대망의 대만전 선발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우완 파이어볼러 곽빈, 사이드암 고영표가 선발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단 대만 언론은 곽빈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