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Mr. 플랑크톤'(극본 조용·연출 홍종찬)의 주옥같은 캐릭터들 속 눈에 띄는 신스틸러가 있다. 두목 왕칠성(오대환 분)이 이끄는 왕자파 일원 중 한 명으로 바로 '할 말 다하는' MZ 조폭으로 등장한 배우 정찬호가 그 주인공.
지난달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서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미. 정찬호는 아수라장이 된 결혼식으로 인해 화가 난 왕칠성 앞에 불쑥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당돌한 발언을 내뱉는 캐릭터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순진무구한 얼굴로 촌철살인 멘트를 날리는 신세대 조폭을 생생하게 묘사, 보는 이들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겁먹은 얼굴을 하고서도 끝까지 말대답을 잇는 그의 모습은 긴장과 웃음을 유발한 바. 이렇게 정찬호는 분량을 뛰어넘는 존재감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걸그룹 멤버로까지 변신하는 극한(?)의 노력과 흔들리는 눈빛 등 리얼함 가득한 표정연기, 생동감 있게 극의 분위기를 환기, 웃음 유발자 역할을 해낸 정찬호가 자신의 배우 인생과 'Mr. 플랑크톤' 이야기에 대해 들려주며 2025년 차세대 신예로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다음은 정찬호와 나눈 일문일답.
- 분량을 넘어 신스틸러로서의 매력이 잘 살아났다. 'Mr. 플랑크톤'이 공개된 후 소감은?
▲ 연기가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는데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셔서 뿌듯하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 해외 팬 한 분이 내가 나온 장면을 스토리에 올리셨는데 너무 신기했다. 그 한 분이 너무 감사하더라. 그래서 나도 좋아요를 눌렀다(웃음). 주변에서 알아봐 주시니까 너무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계기가 된 것 같다.
- 'Mr. 플랑크톤'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 오디션을 봤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영광스럽게 출연하게 됐다.
- 직접 참여한 배우로서 'Mr. 플랭크톤' 시청 소감은?
▲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코미디 느낌이 강했다. 이 작품은 100% 코미디구나, 했다. 그런데 영상화가 된 걸 봤을 때 생각보다 슬프더라. 확실히 대본으로 봤을 때랑 또 다른 느낌이어서 감탄했다.
- 극 중 교복을 입고 걸그룹 소녀시대의 '키싱유'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연습하는데 솔직히 너무 어려웠다. 안그래도 몸치에 이 몸에 ㅎㅎ 그런데 치마가 생각보다 편해서 놀랐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그리고 치마를 입으니 왜 앉을 때 다리를 조심하게 되는지 알게 되더라.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 왕자파 7번째 서열, 유독 눈치가 없는 캐릭터다. 코믹 연기에 재능이나 관심이 있나?
▲ 오 맞다 있다. 목소리도 그렇고 얼굴이 너무 강하게 생겨서 그간 악역을 많이 맡았다. 동네친구들은 물론 저에 대해 알지만 감독님들이나 다른 분들은 아무래도 제 인상을 보고 그런 쪽으로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감사하지만 또 코미디, 로맨스 등 다른 장르들도 다 너무 해보고 싶다. 앞으로 공개될 영화에서도 이번에 처음으로 유일하게 북한 여자주인공의 남자친구 역할을 처음 맡았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 'Mr. 플랭크톤' 왕자파 촬영은 실제도로 재미있는 현장이었을 것 같다. 또 왕자파 멤버들의 티키타카도 돋보였다. 특히 나중에 눈치없이 또 할 말을 하려 하니 선배 조폭이 입을 틀어막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왔다.
▲ 오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캐릭터에 맞춰 나중에 연결해서 우리끼리 만들어 본 것이다. 왕자파 멤버들의 단톡방은 지금까지도 활발하다. 9명 정도인데 아직까지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오른팔 형님부터 막내까지 전부. 또 왕자파 중 한 명의 형과 최근에 단편영화도 같이 했다.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날씨였는데 너무 추웠다. 도끼를 들고 찍은 항구 액션신 촬영한 시기가 11월이었다. 바닷가인데 너무 추웠다. 대기할 때도 바람이 너무 불어서 너무 춥더라. 그런데 팀워크가 따뜻했다. 고흥에서 2박 3일 촬영하는데, 형들이랑 같이 밥도 하고 술도 한 잔 먹고 했다. 그 시간이 소중했다. (왕자파 멤버들을)생각보다 험악하게 볼 수도 있지만 아주 따스하고 좋은 분들이다. 서로 화목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김치찌개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주고 그랬는데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 극 중 캐릭터처럼 실제로도 할 말 다하는 성격인가?
▲ 전혀 반대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다. 진짜로는 눈치를 좀 많이 본다. 중 3에서 고등학교 1, 2학년까지 친구 한 명한테 유독 학폭을 당해 주변 시선들을 의식한다. 옷, 신발을 뺏기고 그랬다...스 사람과는 전역하고 길 가다 마주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반가워하더라. 나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화장실에서 토를 하더라. 그리고 계속 악몽을 꿨다. 그 사람도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여전히 내 내면에도 공포감도 크고 위축되는 게 있는 거 같더라. 주눅 들어 있고...(걱정의 눈길에) 그래도 이제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한다(웃음).
- 'Mr. 플랭크톤'에서 연기해보고 싶은 다른 역할이 있다면?
▲ 까리(김민석 분)가 매력 있어서 해보고 싶다. (김민석이) 연기를 너무 잘하시지 않았나. 통통 튀는 캐릭터이고 왕자파에 있어서 아픈 손가락 느낌이다. 나도 뭔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욕심이 나는 캐릭터라 해보고 싶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nyc@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