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돋보기] 맨유, ‘유리몸' 판 페르시 영입은 모험
입력 : 2012.08.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로빈 판 페르시(29) 영입은 일종의 모험이다.

맨유가 16일 라이벌 아스널에서 영입한 판 페르시는 잦은 부상으로 ‘유리몸’이라는 별명을 지녔다. 발목, 무릎 등 부상 부위도 다양하다. 대표팀 A매치에서 툭하면 다쳐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과 네덜란드 대표팀이 견원지간이 됐다. 2004년 아스널 입단 후 부상이 없던 시즌은 득점왕을 차지한 지난 시즌이 유일하다.

전 아스널 동료 에마뉘엘 에보우에는 이번 이적을 두고 “1년은 잘했으니 3년은 쉴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단순히 라이벌로 이적한 것에 대한 분노였지만, 그 말 안에는 선수들도 판 페르시의 몸 상태를 우려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정규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등 10개월 동안 빡빡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안심할 수 없다.

판 페르시의 영입으로 생길 팀 균열도 문제다. 어느 상황이든 득점할 수 있는 공격수의 가세로 공격력은 강성해지겠지만, 기존 공격수들의 입장이 애매하다.

웨인 루니는 최전방 자리를 판 페르시에 내주고 다시 한 칸 내려와서 활약해야 한다. 2004년 맨유 입단 후 뤼트 판 니스텔루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보좌 역할로 맡았던 포지션이다. 당시에는 왕성한 활동량과 폭발적인 중거리 슈팅이 있었기에 제 기량을 뽐냈다. 악동 시절 활발함을 무기로 삼았다면 지금은 노련함과 예리함으로 승부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장점만큼 단점도 많은 ‘판니(판 페르시-루니)’ 조합이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대니 웰백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극단적인 스리톱이 아닌 이상 백업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유로 2012 경험으로 물이 오른 웰백은 지난시즌 에르난데스를 밀어내고 주전을 꿰찬 터라 벤치는 더 이상 익숙지 않다. 그나마 웰백은 측면 성향이 강해 사이드 미드필더로도 출전할 수 있지만 ‘치차리토’ 에르난데스는 전방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공격수다. 구단 반대에 부딪혀 2012 런던 올림픽까지 출전하지 않고 맨유와 훈련한 터에 제한된 출전 기회가 온다면 팀을 떠나겠다며 팀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 이미 판 페르시 영입과 맞물려 아스널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1999년 때와 같은 환상적인 선수 구성을 이뤘다. 올바른 조합을 찾는 일만 남았다”며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판 페르시는 갖가지 위험요소를 안고 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영입은 우승 탈환을 꿈꾸는 맨유에 독이 될 수 있다.

ⓒKieran McManu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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