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 ‘셀타비고의 남자’ 박주영이 생애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와의 일전을 펼쳤다. 그 역사적인 현장을 ‘스포탈코리아’가 직접 찾아가 이른 아침부터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의 매 순간 일지를 적어갔다.<편집자주>
오전 9시: 스페인 언론, 박주영 벤치 출발 예상
2일 아침,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인 ‘아스’와 ‘문도 데포르티보’가 바르셀로나-셀타비고전을 앞두고 박주영을 비중 있게 다뤘던 것에 비해 경기 당일인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박주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메시가 아들 ‘티아구’를 보게 됐으니 당연지사. 모든 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와 관련한 특집 기사를 쏟아낸다. 스페인 언론은 박주영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31일 코파델레이 32강전 알메리아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파코 에레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공략하기 위해 박주영 보다는 이아고 아스파스-크론델리-아우구스토로 이어지는 공격 편대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스페인 언론의 예측은 예측일 뿐. 에레라 감독의 의중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박주영이 바르셀로나 격파의 선봉장이 될 지는 9시간 후에 결정된다.
오후 12시: 느긋한 박주영
점심 식사를 앞두고 김용갑 전 광저우 헝다 수석 코치를 만났다. 한달 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와서 스페인 축구를 배우고 있는 터인데, 바르셀로나-셀타비고전을 보기 위해 어젯밤 바르셀로나에 와 있었다. 김용갑 코치는 박주영과 특별한 사이다. 박주영이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사제의 연을 맺고 있다. ‘스포탈코리아’와 차 한잔을 마시기 전, 캄노우 인근 호텔에서 묵고 있던 박주영을 만난 김용갑 코치는 그가 느긋이 잠을 청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셀타 비고 동료들이 경기를 앞두고 가볍게 산책을 하고 있었지만 박주영은 ‘시에스타’(낮잠)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박주영뿐만 아니라 셀타비고 선수단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 속에 있는 듯 했다. ‘스포탈코리아’가 셀타비고 숙소 인근에 가 보니 셀타비고 선수들은 호텔 앞에서 가족과 비고 팬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경기 전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얼굴 표정 어디에서도 부담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파코 에레라 감독과 교분을 쌓고 있는 김용갑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2부에서 뛰던 비고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매우 긴장해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후 4시 30분: 8만 8900명의 바르사팬 vs 100명의 셀타팬
여기는 9만 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캄노우다. 총 6층으로 구성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팬들이 없는 경기장은 채울 수 없는 대지 같은 느낌이다. 셀타비고와 같은 작은 팀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많은 팬들이 올까,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던 말인가. 경기 시작 1시간 반 정도서부터 바르셀로나 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경기 직전 거의 만석인 가운데, 100여명의 셀타비고 팬들이 6층 맨 꼭대기에 진을 쳤다. 비고 팬들이 호기롭게 응원해보지만 애처롭기 그지 없다. 9만 8900명이 주는 중압감을 그들이 이겨내기에 매우 버거워 보인다. 경기 시작 전, 구단 차원에서 어제 아들 티아구를 본 메시에게 축하를 하자 9만 8900명의 바르사팬의 함성이 높아진다. 처음부터 분위기는 바르셀로나로 기울었다.
오후 6시: 박주영의 포지션 경쟁자가 넣은 골
스페인 언론의 예상은 적중했다. 박주영은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고, 그의 포지션 경쟁자인 마리오 베르메호가 출전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완벽한 볼 점유로 시작됐다. 농구의 반코트 경기처럼 셀타비고는 잔뜩 웅크리고, 바르셀로나는 무섭게 틈을 노렸다. 공이 좌우 측면으로 정신 없이 오가자, 셀타 비고 선수들이 요동을 쳤다. 전반 10분이 넘어서자 메시도, 이니에스타도, 차비도, 파브레가스도 완전히 몸이 풀렸다. 공격의 파고가 더욱 거세진다. 비고 골키퍼 하비 바라스의 손이 매우 바빠진다. 이니에스타의 결정적인 슈팅이, 파브레가스의 송곳 같은 킬러 패스가, 바라스에 걸려든다.
전반 21분에 결국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 터진다. 아드리아누가 페드로에게 공을 측면으로 건네며 달려 들어간 후 다시 페드로로부터 받은 패스를 잘라 먹는다. 강하고 빠른 패스와 움직임이 만들어낸 골이다. 홈팀 바르셀로나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24분 셀타비고의 동점골이 나왔다. 알렉스 로페스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달려 들며 슈팅하자 빅토르 발데스가 이를 쳐냈고, 박주영의 포지션 경쟁자 마리오 베르메호가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으며 의미 있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박주영으로서는 ‘아차’ 싶은 순간이다. 놀랍게도 바르셀로나의 골이 다시 터져 나왔다. 26분 다비드 비야와 이니에스타가 공을 주고 받으며 비고 수비진을 농락한 다음, 비야가 골을 결정지었다. 2-1.
오후 7시: 박주영에게는 너무 짧았던 10분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박주영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후반 10분이 지나도록 에레라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경기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아 셀타 비고는 좀처럼 하프라인 위쪽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 사이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의 골이 나왔다. 비야의 힐 패스를 받은 조르디 알바가 바라스 골키퍼를 제치며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완벽한 오프사이드 골이었다. 캄노우 기자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며 오프사이드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2골차로 벌어지자 에레라 감독은 베르메호를 빼고 미드필더 엔리케 데 루카스를 투입했다.
45분간 몸만 풀 것 같았던 박주영에게 출전 기회가 온 건 후반 35분경.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알렉스 로페스 대신 투입됐다. 박주영은 1분도 채 되지 않아 골 기회를 맞이하는 듯 했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무인 지경으로 서 있으면서 볼을 기다렸으나 동료의 무리한 슈팅 욕심에 허망하게 서 있어야만 했다. 박주영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드러냈다.
박주영이 첫 번째 볼 터치 이후 두 번째 공을 잡은 건 41분. 역습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전방으로 침투하려 했으나, 강한 압박에 공을 빼앗겼다. 한 번 놓친 기회는 좀처럼 찾아 오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은 45분이 모두 지나갔다. 추가시간이 진행됐지만 박주영이 결정적 골 기회를 만들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전처럼 인상적인 헤딩 기회라고 있기를 바랐지만, 결국 경기는 3-1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오전 9시: 스페인 언론, 박주영 벤치 출발 예상
2일 아침,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인 ‘아스’와 ‘문도 데포르티보’가 바르셀로나-셀타비고전을 앞두고 박주영을 비중 있게 다뤘던 것에 비해 경기 당일인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박주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메시가 아들 ‘티아구’를 보게 됐으니 당연지사. 모든 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와 관련한 특집 기사를 쏟아낸다. 스페인 언론은 박주영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31일 코파델레이 32강전 알메리아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파코 에레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공략하기 위해 박주영 보다는 이아고 아스파스-크론델리-아우구스토로 이어지는 공격 편대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스페인 언론의 예측은 예측일 뿐. 에레라 감독의 의중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박주영이 바르셀로나 격파의 선봉장이 될 지는 9시간 후에 결정된다.
오후 12시: 느긋한 박주영
점심 식사를 앞두고 김용갑 전 광저우 헝다 수석 코치를 만났다. 한달 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와서 스페인 축구를 배우고 있는 터인데, 바르셀로나-셀타비고전을 보기 위해 어젯밤 바르셀로나에 와 있었다. 김용갑 코치는 박주영과 특별한 사이다. 박주영이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사제의 연을 맺고 있다. ‘스포탈코리아’와 차 한잔을 마시기 전, 캄노우 인근 호텔에서 묵고 있던 박주영을 만난 김용갑 코치는 그가 느긋이 잠을 청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셀타 비고 동료들이 경기를 앞두고 가볍게 산책을 하고 있었지만 박주영은 ‘시에스타’(낮잠)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박주영뿐만 아니라 셀타비고 선수단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 속에 있는 듯 했다. ‘스포탈코리아’가 셀타비고 숙소 인근에 가 보니 셀타비고 선수들은 호텔 앞에서 가족과 비고 팬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경기 전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얼굴 표정 어디에서도 부담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파코 에레라 감독과 교분을 쌓고 있는 김용갑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2부에서 뛰던 비고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매우 긴장해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후 4시 30분: 8만 8900명의 바르사팬 vs 100명의 셀타팬
여기는 9만 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캄노우다. 총 6층으로 구성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팬들이 없는 경기장은 채울 수 없는 대지 같은 느낌이다. 셀타비고와 같은 작은 팀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많은 팬들이 올까,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던 말인가. 경기 시작 1시간 반 정도서부터 바르셀로나 팬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경기 직전 거의 만석인 가운데, 100여명의 셀타비고 팬들이 6층 맨 꼭대기에 진을 쳤다. 비고 팬들이 호기롭게 응원해보지만 애처롭기 그지 없다. 9만 8900명이 주는 중압감을 그들이 이겨내기에 매우 버거워 보인다. 경기 시작 전, 구단 차원에서 어제 아들 티아구를 본 메시에게 축하를 하자 9만 8900명의 바르사팬의 함성이 높아진다. 처음부터 분위기는 바르셀로나로 기울었다.
오후 6시: 박주영의 포지션 경쟁자가 넣은 골
스페인 언론의 예상은 적중했다. 박주영은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고, 그의 포지션 경쟁자인 마리오 베르메호가 출전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완벽한 볼 점유로 시작됐다. 농구의 반코트 경기처럼 셀타비고는 잔뜩 웅크리고, 바르셀로나는 무섭게 틈을 노렸다. 공이 좌우 측면으로 정신 없이 오가자, 셀타 비고 선수들이 요동을 쳤다. 전반 10분이 넘어서자 메시도, 이니에스타도, 차비도, 파브레가스도 완전히 몸이 풀렸다. 공격의 파고가 더욱 거세진다. 비고 골키퍼 하비 바라스의 손이 매우 바빠진다. 이니에스타의 결정적인 슈팅이, 파브레가스의 송곳 같은 킬러 패스가, 바라스에 걸려든다.
전반 21분에 결국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 터진다. 아드리아누가 페드로에게 공을 측면으로 건네며 달려 들어간 후 다시 페드로로부터 받은 패스를 잘라 먹는다. 강하고 빠른 패스와 움직임이 만들어낸 골이다. 홈팀 바르셀로나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24분 셀타비고의 동점골이 나왔다. 알렉스 로페스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달려 들며 슈팅하자 빅토르 발데스가 이를 쳐냈고, 박주영의 포지션 경쟁자 마리오 베르메호가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으며 의미 있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박주영으로서는 ‘아차’ 싶은 순간이다. 놀랍게도 바르셀로나의 골이 다시 터져 나왔다. 26분 다비드 비야와 이니에스타가 공을 주고 받으며 비고 수비진을 농락한 다음, 비야가 골을 결정지었다. 2-1.
오후 7시: 박주영에게는 너무 짧았던 10분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박주영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후반 10분이 지나도록 에레라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경기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아 셀타 비고는 좀처럼 하프라인 위쪽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 사이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의 골이 나왔다. 비야의 힐 패스를 받은 조르디 알바가 바라스 골키퍼를 제치며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완벽한 오프사이드 골이었다. 캄노우 기자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며 오프사이드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2골차로 벌어지자 에레라 감독은 베르메호를 빼고 미드필더 엔리케 데 루카스를 투입했다.
45분간 몸만 풀 것 같았던 박주영에게 출전 기회가 온 건 후반 35분경.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알렉스 로페스 대신 투입됐다. 박주영은 1분도 채 되지 않아 골 기회를 맞이하는 듯 했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무인 지경으로 서 있으면서 볼을 기다렸으나 동료의 무리한 슈팅 욕심에 허망하게 서 있어야만 했다. 박주영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드러냈다.
박주영이 첫 번째 볼 터치 이후 두 번째 공을 잡은 건 41분. 역습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전방으로 침투하려 했으나, 강한 압박에 공을 빼앗겼다. 한 번 놓친 기회는 좀처럼 찾아 오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은 45분이 모두 지나갔다. 추가시간이 진행됐지만 박주영이 결정적 골 기회를 만들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전처럼 인상적인 헤딩 기회라고 있기를 바랐지만, 결국 경기는 3-1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