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컨페드컵-A조 멕시코] 황금시대 출현...멕시코 전성시대 예고
입력 : 2013.06.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이형석기자=컨페더레이션스컵의 우승후보로는 과연 어떤 팀들을 손꼽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개최국 브라질과 함께 세계 최강 스페인, 유로2012 준우승의 이탈리아 그리고 남미 챔피언 우루과이 정도를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빼놓으면 안 된다. 만약 멕시코를 우승후보 명단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멕시코는 ‘다크호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멕시코의 전력은 단순한 다크호스 수준이 아니다.

말 그대로 세대교체의 완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멕시코 전력의 면면은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여러 면에 걸쳐 달라졌다. 공격의 핵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를 필두로 안드레스 과르다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같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유럽 무대에서 만개했다.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도 올림픽 금메달, 골드컵 우승으로 일취월장했다. 게다가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강했다.

새로운 황금세대의 완성
요즘 유럽 축구계에서 ‘황금세대’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팀은 바로 벨기에다. 스페인도 새로운 황금세대가 출현해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가장 최근에는 벨기에가 뛰어난 젊은 선수들을 배출하며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멕시코는 벨기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황금세대를 태동시킨 팀이다.

멕시코의 황금세대 출현은 이미 6~7년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2005년 U-17 월드컵 우승 주역들이 황금세대의 선두주자 격에 해당한다. 도스 산토스, 엑토르 모레노 등이다. 이들은 ‘구세대’로 대변되는 헤라르도 토라도, 카를로스 살시도, 라파엘 마르케스 등과 함께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멕시코 전력의 핵을 이뤘다.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월드컵 16강 징크스를 깨지 못했지만 잠재력을 드러내며 4년 뒤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멕시코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로 또 다른 황금세대의 출현을 알렸다. 모두가 브라질이나 스페인이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 예상했지만 멕시코는 조직력과 승부욕에서 다른 우승후보 팀들을 앞섰다.

런던 올림픽 우승주역들은 월드컵 당시 주축 선수들과 함께 현 멕시코 전력의 핵을 이루고 있다. 여전히 유럽파보다는 국내파가 전력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만큼 조직력 면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앞선다는 평가다. 국내파 선수들의 개인 기량도 이미 유럽에 진출해 있는 선수들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내파 주축의 멕시코 ‘젊은 피’의 중심에는 라울 히메네스, 엑토르 에레라, 디에고 레예스와 같은 올림픽 우승 주역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일찍부터 '제 2의 마르케스'로 주목받아 온 북중미 최고의 중앙 수비수 우고 아얄라는 비록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그만큼 레예스를 향한 기대감은 매우 높아져 있는 상태다. 이들 젊은 세대가 향후 1년 간 멈추지 않고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멕시코의 전력은 다크호스를 넘어 우승후보들을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마요르카의 호나우지뉴, 소시에다드의 메시
현재 멕시코의 전력은 부동의 에이스 도스 산토스 중심으로 완성되어 있다.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던 도스 산토스는 소속팀 마요르카에서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에르난데스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A매치 46경기 30골을 기록 중인 에르난데스는 26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베테랑 오마르 브라보(65경기 15골)의 A매치 득점기록을 정확히 두 배나 상회하고 있을 정도다. 3년 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유망주에 불과했던 두 선수의 기량이 만개한 만큼 멕시코의 전반적인 중량감도 이전보다 한 층 묵직해졌다.

그러나 멕시코 공격진의 전반적인 득점력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멕시코는 월드컵 예선에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돌파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와의 홈경기에서 진땀승부 끝에 1-0으로 겨우 이겼고, 올 2월과 3월 자메이카전과 미국전은 모두 0-0으로 비겼다. 멕시코의 마지막 과제는 공격력 증강인 셈이다.

최대 강점은 수비 조직력
멕시코의 수비력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하는 8개팀 가운데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무엇보다 조직력이 매우 단단하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유망주들이 요소요소에 포진되어 있어 안정감이 돋보인다. 멕시코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도 바로 수비였다.

멕시코는 올해 치른 A매치 5경기에서도 3골만 내주는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스페인 에스파뇰에서 맹활약 중인 중앙 수비수 모레노가 있다.

포백 앞을 지키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정신적 지주인 살시도가 포진한다. 왼쪽 수비수였던 살시도는 런던 올림픽 때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해 멕시코 중원을 이끌고 있다. 사실 이 포지션은 지난 10년 간 멕시코 중원을 호령했던 토라도의 자리였다. 토라도의 후계자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는 만큼 살시도가 그 자리를 꿰차며 세대교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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