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D-day] '축하 꽃다발 준비' 이란, 화해의 손길 왜?
입력 : 2013.06.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한국을 향해 전의를 불태웠던 이란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꿨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레바논전 4-0 대승 이후 최강희 감독과 설전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최강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우즈벡보다는 이란이 솔직히 더 밉다. 이란 원정에서 받은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하자 최 감독이 이란 국민들을 모욕했다며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를 발단으로 시작된 양 감독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졌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최 감독의 우즈벡 발언에 대해 "우즈벡 유니폼을 사서 선물하겠다"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전했고, 최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을 TV를 통해 보게 될 것"이라며 응수했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은 17일,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기자회견에 들어선 그는 "한국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FUll RESPECT)"면서 "서로를 향한 복수의 움직임은 그만 두어야 한다. 한국의 본선 확정시 줄 꽃도 가져왔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이다. 더 이상의 설전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향해 전의를 불태웠던 케이로스 감독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월드컵 최종예선의 최종 순위를 결정할 키를 한국이 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승점 14점으로 A조 1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이란과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1위를 확정하며 월드컵 본선 직행이 확정된다. 설령 지더라도 3위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이 크게 앞서 있어 대패하지 않는 이상 본선행이 유력하다.

반면 이란의 사정은 다르다. 이란은 한국에 지면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꺾으며 3위로 밀려나게 된다. A, B조 3위를 서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남미 예선 5위팀과 최종전을 가져야 하기에 본선행이 쉽지 않다.

이란으로선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과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해야 하는데, 한국의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최강희호의 신경을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 케이르스 감독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한국과 이란이 사이좋게 비겨 함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3위 우즈벡에 골득실에서 크게 앞서 있는 이란은 한국과 비기면, 우즈벡이 카타르를 4-0 이상으로 이기지 않는 이상 조 2위에 오르게 된다. 2006년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고 있는 이란으로선 이번 경기가 사생결단 분위기로 흘러봤자 좋을 게 없다. 승부는 다음에 가려도 일단 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A조 순위

1. 한국 승점 14, 4승2무1패, +7
2. 이란 승점 13, 4승1무2패, +5
3. 우즈벡 승점 11, 3승2무2패, +1
4. 카타르 승점 7, 2승1무4패, -4
5. 레바논 승점 5, 1승2무5패, -9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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