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컨페드컵] 스페인 3가지 문제점, 바르사와 '일맥상통'
입력 : 2013.07.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형석 기자 = '무적함대' 스페인이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에서 완전히 침몰하고 말았다. 1년 7개월여 동안 이어져 온 A매치 26경기 연속 무패행진에도 종지부를 찍었고, 진정한 최강 자리를 놓고 펼친 브라질과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0-3 스코어로 완패했다.

이번 패배로 인해 스페인이 황금시대에 종언을 고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단, 2012/2013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게 완패했던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스페인 역시 전성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앞으로의 1년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바르사와 스페인 대표팀의 문제점이 대부분 일맥상통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현 스페인 대표팀 전력의 50% 이상을 다름아닌 바르사 선수들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르사와 스페인의 공통된 문제점은 과연 무엇이며, 앞으로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

1. 동기부여의 저하

스페인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는 바르사와 대표팀의 공통된 문제점은 바로 '동기부여의 저하'다. 이미 황금시대의 정점을 찍은 만큼 우승 타이틀을 향한 굶주림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언론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번 컨페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브라질에 완패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동기부여의 차이였다. FIFA랭킹 22위까지 추락하며 이미 바닥을 친 브라질은 홈팬들 앞에서 우승을 열망했던 반면 스페인에겐 그만큼의 '배고픔'과 '굶주림'이 없었다.

이는 스페인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라기보다는 델 보스케 감독의 보수적 팀 운영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결과였다. 델 보스케 감독은 기존의 주축 선수들을 고집스레 중용하며 신진급 선수들에겐 좀처럼 선발출전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왔다. 리그 24골을 성공시킨 로베르토 솔다도(28, 발렌시아)의 대표팀 발탁에 '파격'이란 단어가 붙었을 정도다.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도 델 보스케 감독 특유의 고집에는 좀처럼 변화가 없었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을 통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120분 혈투를 치렀음에도 불구, 차비 에르난데스(34, 바르사)를 비롯한 노장 선수들은 변함없이 선발출전을 강행했다. 철저히 메시, 차비, 이니에스타 등에 의존하던 지난 시즌 바르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스페인 대표팀이 컨페드컵 우승에 실패함에 따라 언론들은 점진적인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델 보스케 감독이 그간의 고집을 꺾고 세대교체를 통한 대표팀 전체의 동기부여 향상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이스코(21,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출전기회도 점차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압박의 실종

스페인 대표팀의 전반적인 동기부여 저하는 곧 '압박의 실종'으로 이어졌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페인은 볼을 잡으면 짧은 패스로써 점유율을 유지하고,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강한 압박을 시도하는 역동적이고 패기 넘치는 성향의 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스페인은 지나친 점유율 일변도의 경기운영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 브라질과의 결승전 내내 스페인은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노장 선수들의 체력문제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습관화된 점유율축구 스타일도 분명한 문제의 원인 중 하나였다.

이제는 스페인 대표팀도, 바르사도 볼을 빼앗기면 '초심'으로 돌아가 상대를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독일과 브라질, 이탈리아 등 세계축구의 강호들은 스페인식 점유율축구를 전통의 스타일에 접목시켜 이제 스페인과 정면으로 미드필드 싸움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스페인 입장에서도 변화의 채찍질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3. 포백 수비의 불안

압박의 실종은 전반적인 포백 수비의 불안이란 또 하나의 문제점을 야기했다. 압박이 헐거워진 만큼 스페인 포백 수비수들과 상대 공격수들이 직접적으로 맞부딪히는 빈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스페인의 수비는 이전보다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사 모두 상대를 자기 진영 안쪽으로 끌어들여 수비로써 지키는데 능숙한 팀은 절대로 아니다. 따라서 스페인의 수비적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상대 공격의 기회를 사전에 차단함과 동시에,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으로 포백 수비수들을 보호해야만 한다.

스페인은 우루과이, 타히티와의 조별 라운드 경기들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 내내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적인 압박과 기동력이 저하됨에 따라 스페인의 높은 점유율은 효율적인 점유율(Postive Possession)이 아닌 비효율적인 점유율(Negative Possession)로 바뀌어갔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을 강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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