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버린 브라질 실리 축구를 품다
입력 : 2013.07.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의 귀환이었다. 삼바군단 브라질이 무적함대 스페인에 3-0으로 완승하며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에 성공했다. 2005년과 2009년에 이은 대회 3연패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오명도 벗어냈다. 내년 열리는 자국 월드컵 우승 희망 불씨를 살렸다.

대회 전 브라질은 굴욕의 연속이었다. FIFA랭킹 단골 1위였던 과거와는 사뭇 대조된다. 대회 직전 브라질 FIFA 랭킹은 22위였다. 내년 월드컵 우승 전망도 어두웠다. 과거 세계 축구를 주름 잡은 스타 플레이어도 없었다. 네이마르(FC 바르셀로나)는 선배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아틀레치쿠 미네이루), 카카와 비교해 이름값이 다소 떨어진다. 유럽 내 활약도 전무해 반신반의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브라질이 달라졌다. 화려함이 아닌 실리 축구를 내세워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화려함 버린 브라질 실리 축구를 품다

전통적으로 브라질은 선수 개개인을 중시했다. 브라질은 스타 군단으로 유명하다. 뛰어난 공격수를 대거 배출했다. 공격 축구가 브라질 특징이다. 검은 다이아몬드 레오디나스와 축구 황제 펠레 그리고 호나우두까지 이들 모두 당대 최고 공격수였다. 이들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히바우두와 호나우지뉴 가깝게는 카카까지 모두 공격 자원이다.

흐름이 바뀌었다. 현대 축구는 개개인에 의한 것이 아닌 팀플레이를 중시한다. 브라질도 현대 축구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선수 개인이 아닌 실리 축구를 내세운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06년 7월 카를로스 둥가 부임 후부터 가속화됐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브라질은 우승 후보 0순위였다.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호나우지뉴 일명 판타스틱4를 앞세워 월드컵 2연패에 도전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선수 개개인은 화려했다. 실속은 없었다. 뚜렷한 색깔도 없었다. 주축 선수 컨디션 난조마저 겹쳤다. 기대 이하 성적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체질 개선에 나선 둥가는 실리 축구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드필더에게 수비 역할을 적극 주문했다. 재미는 잃었다. 대신 안정감을 찾았다. 대회 직전까지 승승장구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펠리피 멜루의 도발에 좌절했지만 실리 축구를 입혔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둥가호부터 시작된 실리 축구는 스콜라리호에 접어들면서 재차 진가를 발휘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브라질은 파울리뉴(코린치안스)와 루이스 구스타부(바이에른 뮌헨)를 중원에 배치하며 미드필더진에 무게를 더했다. 활동 반경이 넓은 네이마르와 헐크(제니트)를 측면 공격에 배치했다. 미드필더 꼭짓점에는 오스카(첼시)를 기용했다.

파울리뉴와 구스타부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더진은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 1차 공격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오스카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후방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압박에 힘입은 오스카는 비교적 자유롭게 공격을 지휘할 수 있었다.

두터운 수비진도 힘을 발휘했다. 치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비수다. 파트너 다비드 루이스(첼시) 역시 빼어난 수비수다. 볼 간수 능력도 좋아 후방 빌드업에 유리하다. 측면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바르셀로나)와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역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 물꼬를 텄다. 때에 따라 헐크와 네이마르가 수비에 가담하면서 뒷공간을 메웠다.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화려함은 사라졌다. 대신 빠르고 강한 압박을 통해 달라진 브라질을 선사했다. 선수간 호흡도 여느 때보다 좋았다.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티카타카의 스페인도 브라질 앞에서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5전 전승을 기록했다. 득실도 14득점 3실점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삼바 축구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대회였다.

외신팀 박문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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