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관전평] 이제는 경기력과 결과 모두에 초점 맞출 때
입력 : 2013.09.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예향의 고을 전주.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솟대가 인상적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인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는 팬들의 관심만큼이나 뜨거웠고 치열했다. 지난 6일 아이티를 4-1로 대파하며 첫 승과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한 대표팀은, FIFA랭킹 8위인 크로아티아전이 홍명보호 출범 후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팀 전력을 평가를 할 수 있는 경기였다.

지난 6일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좌 손흥민(레베쿠젠), 우 이청용(볼턴) 시프트 효과를 톡톡히 봤던 대표팀은 크로아티아를 맞아 수비라인 김영권(광저우)-곽태휘(알 샤밥)-윤석영(퀸즈파크 레인저스)-이용(울산) 조합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박종우(부산)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으로 수비력 강화와 2선에서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을 펼쳐, 개인기량과 파워를 바탕으로 한 크로아티아와 맞섰다.

그러나 전반 2선에서 구자철과 박종우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공격라인과의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양쪽 측면 손흥민과 이청용의 플레이는 단순한 개인돌파에 그치며 공격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특히 ‘원톱’으로 선발 출장한 조동건(수원)은 플레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물음표를 던져주며 여전히 대표팀의 확실한 ‘원톱’ 스트라이커 부재를 드러냈다.

후반전은 선수들이 경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깨우치며, 투지와 자신감이 넘친 플레이를 펼친 45분이었다. 공격은 적극적인 가운데 왼쪽 손흥민, 오른쪽 이청용의 측면과 중앙을 파고드는 개인돌파는 위협적이었고, 양 측면 윤석영, 이용 풀백의 오버랩핑도 활발하게 전개되며 공격력을 극대화 시켰다.

문제는 경기운영이었다. 높은 볼 점유율에 의한 공격을 펼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연속 실점을 하며 수비 조직력과 완성도 및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크로아티아는 주전들이 대거 빠진 1.5군 멤버였지만 강했다.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하는 능력과 수세에 몰렸을 때 이를 극복하는 위기대처 능력은 확실히 한국과 달랐다.

한국은 크로아티와의 대전에서 공격진의 정확한 수준을 파악 할 수 있었고, 공격진의 움직임과 결정력, 또 중원에서의 조직력과 전술, 코너킥과 프리킥 세트피스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어야 세계 강호들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알았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크로아티아전은 소중한 모의고사였다. 이제는 경기력과 결과 모두에 초점을 맞출 때다. 그렇지 않으면 이근호가 터뜨린 1골만으로는 축구팬들과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받는 대표팀으로 거듭날 수 없다.

김병윤(전 군산제일고 감독)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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