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이 결승점으로 이어진 ‘월드 실책 시리즈’
입력 : 2013.10.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월드시리즈 1, 2차전 결승점은 상대방이 실책한 순간에 나왔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달라지는 단기전에서 ‘실책은 곧 자멸’이라는 말을 증명했다.

24일(이하 한국시간)과 25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 2차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각각 한 경기씩 승리했다. 1차전은 보스턴이 타선의 힘으로, 2차전은 세인트루이스가 마이클 와카의 호투로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는 따로 있었다. 양 팀은 모두 실책을 계기로 무너졌다.

1차전 : 실책이 곧 3타점

1차전은 보스턴이 8-1로 승리했다. 1회 말 마이크 나폴리의 3타점 결승 2루타를 시작으로 데이빗 오티스의 투런 홈런까지 터져 나오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이끌어갔다. 보스턴 타선의 힘도 강력했지만 경기를 지배한 것은 세인트루이스의 실책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앞서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날 한 경기에서만 3개의 실책이 나왔다. 첫 실책부터가 결정적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 말 1사 1, 2루에서 오티스가 때려낸 타구가 2루수 맷 카펜터의 시프트에 걸리면서 완벽한 병살 찬스를 만들었다. 제대로 이어졌으면 이닝이 끝날 수 도 있던 상황. 그런데 카펜터가 잡은 공을 유격수 피트 코즈마가 2루 포스 아웃시키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렸다. 이를 2루 심판이 이를 착각해 아웃 콜을 외친 후 보스턴 측의 항의로 판정을 번복했다.

이때부터 세인트루이스의 악몽이 시작됐다. 1사 만루에서 후속타자 나폴리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은 것이다.

이후 2회 말 1사 1,2루에서 쉐인 빅토리노의 타구를 코즈마가 또 실책해 실점의 빌미를 만들었다. 2회 말에 두 점을 더 내준 세인트루이스는 반등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 말 3루수 데이빗 프리즈의 실책으로 이날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자멸했다.

2차전 : 안타 하나 없이 역전

2차전은 보스턴이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마이클 와카와 존 래키의 투수전으로 이어진 팽팽한 균형은 4회 초 세인트루이스가 먼저 깼다. 세인트루이스는 1사 3루에서 몰리나의 1루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6회 말 오티스의 극적인 투런 홈런으로 역전 당했다. 또 다시 패전의 그림자가 덮쳐온 세인트루이스를 살린 것은 보스턴의 실책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보스턴의 7회 초 실책으로 4-2 역전에 성공했다.

보스턴은 7회 초 1사 1,2루를 허용하자 선발 투수 래키를 내리고 크레이그 브레슬로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 1루 1주자 코즈마와 존 제이가 더블스틸을 시도 했고, 이에 흔들린 블레슬로우는 타자 다니엘 데스칼소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후속타자 맷 카펜터가 블레슬로우의 공을 받아쳐 좌익수 방면 타구를 만들었다. 타구는 깊지 않았지만 좌익수의 홈 송구가 정확하지 못해 3루 주자 코즈마가 홈을 밟았다. 거기에 포수 재로드 살탈라마카아마저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후 공이 뒤로 빠지는 것을 확인한 2루 주자 제이가 3루로 쇄도하자 포수 뒤쪽에서 백업하던 투수 블레슬로우가 3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공이 높게 제구 되어 관중석으로 들어갔고, 제이는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거기다 1루 주자 데스칼소마저 3루에 안착했다. 이날 보스턴이 기록한 유일한 2개의 실책이 모두 7회에 나왔다.

1사 만루에서 안타하나 없이 실책 하나로 2실점을 한 보스턴은 후속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 1실점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양 팀의 1, 2차전은 단기전에서 하나의 실책이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세인트루이스와 보스턴은 각 리그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 올라온 최고의 팀들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실책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어이없는 실책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과연 3차전부터는 월드시리즈다운 수비를 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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