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각본도 이렇게는 못 쓴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역대급 역전 드라마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다.

클리블랜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3차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뉴욕 원정에서 2패를 당한 클리블랜드는 홈팬들 앞에서 기적과도 같은 승리로 반격에 성공했다.

선취점은 양키스의 몫이었다. 클리블랜드 선발 매튜 보이드(5이닝 2피안타 1실점)는 2회 초 1사 2, 3루에서 호세 트레비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먼저 1점을 내줬다.

클리블랜드는 3회 말 1사 1루에서 카일 만자르도가 양키스 선발 클라크 슈미트(4⅔이닝 5피안타 2실점)를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터뜨려 리드를 가져왔다. 6회 말 1사 3루 찬스에서는 안드레스 히메네스가 중전 적시타로 3-1까지 격차를 벌렸다.

3회부터 7회까지 양키스 타선을 꽁꽁 묶었던 클리블랜드 마운드는 8회 크게 흔들렸다. 8회 말 헌터 개디스가 2아웃을 잡은 뒤 후안 소토에게 볼넷을 내주고 내려갔다. 클리블랜든는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를 조기에 투입했지만, 2사 1루에서 애런 저지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해 승부는 3-3 원점이 됐다. 클라세는 다음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3-4 역전까지 허용해버렸다.




'약속의 8회' 역전극을 만든 양키스는 9회 초 글레이버 토레스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이렇게 3-5로 클리블랜드가 역전패의 쓴맛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9회 말 반전이 일어났다.

클리블랜드는 선두타자 호세 라미레즈가상대 실책으로 1루에 살아 나갔으나 조시 네일러가 병살타를 때려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레인 토마스가 2루타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고, 다니엘 슈니먼의 타석에서 대타 존켄시 노엘이 등장했다. 루크 위버의 초구를 지켜본 노엘은 2구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에 몰리자 실투를 놓치지 않고 강하게 때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노엘은 배트를 던지고 유유히 베이스를 돌았다. 9회 말 2아웃에서 터진 극적인 대타 동점 투런포였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클리블랜드는 페드로 아빌라가 저지부터 시작하는 양키스의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0회 말 보 네일러가 안타로 출루했고, 브라이언 로키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스티븐 콴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이번에는 데이비드 프라이가 영웅이 됐다.

볼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서 프라이는 클레이 홈즈의 4구째 싱커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9회 말 2사 후 동점 투런에 이어 10회 말 2사 후 역전 투런포.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나오기 힘든 극적인 연출이었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준 클리블랜드는 3차전까지 내줬더라면 허무하게 ALCS를 마감할 뻔했다. 역대 7전 4선승제로 치러진 MLB 포스트시즌에서 3패를 당한 뒤 4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경우는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vs 양키스)가 유일하다. 벼랑 끝에 몰릴 뻔했던 클리블랜드는 역대급 명승부를 만들며 반격에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