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축구는 원래 상대적인 것이다. 코리안 더비에서 손흥민(레버쿠젠)과 홍정호(아우구스부르크)가 선보인 경기력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손흥민과 홍정호는 26일 독일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는 엠레칸이 결승골을 넣은 레버쿠젠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레버쿠젠의 승리로 끝났지만, 두 선수의 힘겨루기는 홍정호의 판정승이었다.

손흥민이 후반 들어서며 둔탁한 움직임을 보이고 골 찬스를 놓쳤던 반면 홍정호는 경기 내내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며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시작은 좋았다. 손흥민은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시드니 샘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이어줄 뿐 아니라, 전반 13분에는 페널티 에어라인 근처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리그 선배인 손흥민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홍정호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응수했다. 홍정호는 중앙 수비수로서의 안정적인 수비력 뿐 아니라, 팀의 빌드업 플레이에서도 동료들과 차분히 연계 플레이를 펼치는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력도 일품이었다. 홍정호는 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높게 뜬 공을 임팩트있는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춰 데뷔골 기록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후반전에 두 선수의 운명이 갈렸다. 후반 2분 손흥민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간결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이 공은 골키퍼를 지나 골문으로 향했다. 하지만 공이 골문을 넘어가기 직전 홍정호가 손흥민의 슈팅을 걷어냈다. 홍정호는 정확한 위치선정을 바타으로 한 수비력으로 손흥민의 골을 무산 시켰다. 홍정호의 방패가 손흥민의 창을 부러뜨린 셈이다.

손흥민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홍정호는 이후에도 완벽한 라인 조절, 높이 뿐 아니라 안정적인 볼 키핑으로 ‘무난’을 넘어선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달랐다. 손흥민은 또 다시 찾아온 골 찬스를 놓쳤다. 후반 17분 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간결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손흥민과 홍정호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 이날 경기는 레버쿠젠의 2-1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두 선수가 경기에 미친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홍정호가 판정승을 거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