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박윤서 기자= 토트넘 홋스퍼 소속 손흥민이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레전드 반열에 올렸다. 단 오늘만이라는 표현으로 겸손을 붙였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42분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이는 지난 2007/08 시즌 칼링컵(現 카라바오컵) 이후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에겐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차지한 공식 대회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손흥민은 예년과 같지 않은 퍼포먼스로 마음고생 했다. 시즌 도중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반복됐고 철강왕의 면모가 무뎌지며 부상을 앓기도 했다.

이에 그간 토트넘을 떠났던 숱한 동료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은 것을 두고 후회할 선택이라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손흥민은 UEL 우승 한방으로 그간의 헌신을 모두 돌려받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들이 토트넘 소속으로 이루지 못한 대업을 이룩하며 확실한 구단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차고 넘치는 개인 커리어에도 트로피가 없어 '토트넘 레전드'라는 칭호에 손사래를 쳤으나 이제는 스스로 받아들인다 한들 누구도 쉽사리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경기가 종료된 후 손흥민은 세상 행복한 얼굴로 토트넘의 우승 세리머니를 이끌었다. 곧이어 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퉁퉁 부은 얼굴로 나타나 아버지 손웅정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는 손흥민과 아버지의 서사를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감동할 장면으로 전 세계 다수 매체를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더욱 주목받은 것은 손흥민의 겸손한 소감이다. 그는 'TNT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레전드다. 대신 오늘만 그렇게 부르겠다. 17년 동안 아무도 이루지 못한 우승을 차지했다"라며 적어도 오늘만큼은 자신을 레전드로 칭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손흥민은 지난 수년 동안 자신이 한결같이 레전드의 길을 걸어왔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싶다.

사진=433,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