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러시아 미녀’, ‘보드카’. 이들은 러시아를 수식하는 대표 키워드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이 ‘러시아 축구’다. 최근 유수의 해외 축구 언론을 통해 러시아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출몰하지만 우리는 정작 러시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매주 금요일 ‘풋볼스키’라는 이름으로 러시아의 최신 이슈와 소식을 독자에게 전한다.
파비오 카벨로가 이끄는 붉은 군대가 한국 축구대표팀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11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7위 스위스와 7년 만에 맞대결을 치르며 이어 19일에는 유럽의 강호와 제3국에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19일 A매치 상대는 러시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유럽팀과의 대진을 위한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만약 한국과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성사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은 없다. 러시아는 한국의 올해 농사 풍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팀이다. 빈곤한 득점력을 해결해야 하는 한국이 러시아의 수비를 넘어선다면,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최대 강점은 수비력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10경기를 치르며 3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같은 조에 속해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내세웠던 포르투갈도 2경기에서 겨우 1골만을 기록했을 정도로 러시아의 수비는 굳건하다.
포르투갈도 애먹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의 공격력보다 한 수 아래에 있다는 한국의 공격은 어떨까. 객관적 전력의 차이를 넘을 수 없는 것일까. 모든 축구 경기가 그렇듯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국도 철옹성과 같은 러시아의 수비를 무너뜨릴 비책이 있다. 이번 <풋볼스키>에서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이뤄진 러시아의 통곡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을 연구한다.
러시아 수비의 핵심은 팀워크다. 러시아의 포백라인은 토종 모스크바산으로 구성돼있다. 이들는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때문에 팀워크로 따지면 세계 정상급의 수비력이다. 포백라인을 구성하는 4명의 베스트 멤버들은 모두 모스크바를 연고로 하는 팀에서 뛰고 있다.
먼저 중앙 수비는 쩨스카 모스크바 소속이자 경험이 풍부한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혹은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버티고 있다.(알렉세이 베레주츠키와 바실리 베레주츠키는 쌍둥이다. 베레주츠키 형제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는 쩨스카 모스크바에서 한솥밥을 먹은 지 오래다.)
아무래도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 특히 수비라인 조율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순간적으로 라인을 올려 오프사이드를 유도하는데 능하다. 감각적인 드리블로 오프사이드 트랙을 무너뜨리기로 유명한 브라질조차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총 9차례 오프사이드를 범한 것도 이 같은 결과물이다.
콤바로프(스파르탁 모스크바)와 코즈로프(디나모 모스크바)로 구성된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환상 호흡도 철옹성과 같은 러시아 수비를 더욱 견고히 하는 데 한 몫한다.
상대팀 공격이 한쪽에 쏠릴 때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하며 수비를 하려면 양쪽 측면 수비수들이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 러시아 언론 ‘싸벳스키 스뽀르뚜’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두 선수는 러시아 국내에서 중요한 경기를 치를 경우, 훈련 전에 미리 만나 이점에 대해서 연구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러시아 축구대표팀 훈련장이 모스크바에 있어 이동거리가 용이한 점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뜻 보면 허점이 없어 보인다. 다행히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러시아 수비수들의 협력은 으뜸이지만 선수 면면을 따질 때는 최상이라 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중앙 수비수들이 높이와 터프한 수비 능력이 좋은 반면에 발밑이 느리다는 점이다. 2004년부터 발을 맞춰온 사이기에,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만 발이 느려 순간 가속도가 좋은 선수들에게는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10월 열린 상대적 약체 아제르바이잔과의 원정 경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날 러시아는 63:37이라는 점유율 속에 20개의 슈팅(유효슈팅 8)를 시도하며 아제르바이잔을 압도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
러시아는 경기 종료 직전 중앙 수비수들의 느린 발 때문에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후반 45분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수 바지프 자바토프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빠르게 침투하며 헤딩으로 연결, 극적 동점골을 성사시켰다. 높이에서 밀린 것이 아니었다. 자바토프의 빠른 순간 스피드와 경기 후반 떨어진 체력이 맞물리며 뒷공간을 휑하니 내준 것이 문제였다. 이날 단 2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한 러시아가 무승부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기도 했다.
두 선수들의 단점은 2013/2014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시즌 쩨스카는 총 16점을 기록했는데, 이중 7실점이 중앙 수비수들의 느린 발 때문에 발생됐다. 대부분 경기 후반 체력적 문제가 들어날 때 즈음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팀 공격수들의 빠른 발에 쉽사리 뚫린 것이 화근이었다.
이를 한국에 대입하면 양쪽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판단과 과감한 침투가 필요성이 대두된다. 양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될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의 빠른 발은 중앙 수비수들을 무너뜨리기에 무리가 없다. 두 선수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능하다. 두 선수의 발과 빠른 침투는 베레주츠키 형제들과 이그나셰비치를 무너뜨릴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은 상대가 FIFA 랭킹 19위라는 러시아라도 충분히 자웅을 겨뤄볼 수 있다.
<2부에서 계속>
글=김성민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싸벳스키 홈페이지 캡쳐
파비오 카벨로가 이끄는 붉은 군대가 한국 축구대표팀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11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7위 스위스와 7년 만에 맞대결을 치르며 이어 19일에는 유럽의 강호와 제3국에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19일 A매치 상대는 러시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유럽팀과의 대진을 위한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만약 한국과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성사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은 없다. 러시아는 한국의 올해 농사 풍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팀이다. 빈곤한 득점력을 해결해야 하는 한국이 러시아의 수비를 넘어선다면,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최대 강점은 수비력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10경기를 치르며 3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같은 조에 속해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내세웠던 포르투갈도 2경기에서 겨우 1골만을 기록했을 정도로 러시아의 수비는 굳건하다.
포르투갈도 애먹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의 공격력보다 한 수 아래에 있다는 한국의 공격은 어떨까. 객관적 전력의 차이를 넘을 수 없는 것일까. 모든 축구 경기가 그렇듯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국도 철옹성과 같은 러시아의 수비를 무너뜨릴 비책이 있다. 이번 <풋볼스키>에서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이뤄진 러시아의 통곡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을 연구한다.
러시아 수비의 핵심은 팀워크다. 러시아의 포백라인은 토종 모스크바산으로 구성돼있다. 이들는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때문에 팀워크로 따지면 세계 정상급의 수비력이다. 포백라인을 구성하는 4명의 베스트 멤버들은 모두 모스크바를 연고로 하는 팀에서 뛰고 있다.
먼저 중앙 수비는 쩨스카 모스크바 소속이자 경험이 풍부한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혹은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버티고 있다.(알렉세이 베레주츠키와 바실리 베레주츠키는 쌍둥이다. 베레주츠키 형제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는 쩨스카 모스크바에서 한솥밥을 먹은 지 오래다.)

아무래도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 특히 수비라인 조율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순간적으로 라인을 올려 오프사이드를 유도하는데 능하다. 감각적인 드리블로 오프사이드 트랙을 무너뜨리기로 유명한 브라질조차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총 9차례 오프사이드를 범한 것도 이 같은 결과물이다.
콤바로프(스파르탁 모스크바)와 코즈로프(디나모 모스크바)로 구성된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환상 호흡도 철옹성과 같은 러시아 수비를 더욱 견고히 하는 데 한 몫한다.
상대팀 공격이 한쪽에 쏠릴 때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하며 수비를 하려면 양쪽 측면 수비수들이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 러시아 언론 ‘싸벳스키 스뽀르뚜’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두 선수는 러시아 국내에서 중요한 경기를 치를 경우, 훈련 전에 미리 만나 이점에 대해서 연구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러시아 축구대표팀 훈련장이 모스크바에 있어 이동거리가 용이한 점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뜻 보면 허점이 없어 보인다. 다행히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러시아 수비수들의 협력은 으뜸이지만 선수 면면을 따질 때는 최상이라 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중앙 수비수들이 높이와 터프한 수비 능력이 좋은 반면에 발밑이 느리다는 점이다. 2004년부터 발을 맞춰온 사이기에,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만 발이 느려 순간 가속도가 좋은 선수들에게는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10월 열린 상대적 약체 아제르바이잔과의 원정 경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날 러시아는 63:37이라는 점유율 속에 20개의 슈팅(유효슈팅 8)를 시도하며 아제르바이잔을 압도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
러시아는 경기 종료 직전 중앙 수비수들의 느린 발 때문에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후반 45분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수 바지프 자바토프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빠르게 침투하며 헤딩으로 연결, 극적 동점골을 성사시켰다. 높이에서 밀린 것이 아니었다. 자바토프의 빠른 순간 스피드와 경기 후반 떨어진 체력이 맞물리며 뒷공간을 휑하니 내준 것이 문제였다. 이날 단 2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한 러시아가 무승부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기도 했다.
두 선수들의 단점은 2013/2014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시즌 쩨스카는 총 16점을 기록했는데, 이중 7실점이 중앙 수비수들의 느린 발 때문에 발생됐다. 대부분 경기 후반 체력적 문제가 들어날 때 즈음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팀 공격수들의 빠른 발에 쉽사리 뚫린 것이 화근이었다.
이를 한국에 대입하면 양쪽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판단과 과감한 침투가 필요성이 대두된다. 양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될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의 빠른 발은 중앙 수비수들을 무너뜨리기에 무리가 없다. 두 선수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능하다. 두 선수의 발과 빠른 침투는 베레주츠키 형제들과 이그나셰비치를 무너뜨릴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은 상대가 FIFA 랭킹 19위라는 러시아라도 충분히 자웅을 겨뤄볼 수 있다.
<2부에서 계속>
글=김성민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싸벳스키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