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대표팀 출범 이후 줄곧 외쳐왔던 ‘원 팀’이 완성됐다. 그러나 이 ‘원 팀’은 국민들의 여론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원 팀’이 되진 못한 모양새다. 대표팀을 둘러싼 내외부의 온도 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1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훈련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서 “원칙은 내가 깼다”면서도 “내부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밖의 시선도 중요하다”며 대표팀을 둘러싼 여론에 대해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활약이 없었던 박주영의 발탁, 이명주, 박주호 등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탈락 논란을 자신도 알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그는 자신이 깬 원칙에 대해 해명을 했다.

“(선수 선발에 대해)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선수 선발에 대해선 월드컵에서 뛸 선수들 개개인 능력의 경쟁력을 봤다. 팀을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며 “이젠 좋은 결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갈등을 어느 정도 봉합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는 박주영의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월드컵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박주영이)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 앞으로 선수 발언보다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박주영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수의 발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줘야 할 인물 중 하나인 감독이 이 발언에 대한 답변을 에둘러 거절한 것이다.

박주영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 그리고 그에 더해진 수위 높은 발언에 대한 감독의 의견은 들을 수 없었다. 박주영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외부의 시선보다는 팀 내부 결속력을 더 중요시하는 홍명보 감독의 판단인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아직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서 대표팀 감독은 논란을 말끔히 해소시킨 뒤 더 이상의 부정적인 이야기 없이 팀을 이끌어야 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추가 발언에 대한 설명보다는 이를 덮어두기를 택했다.

대표팀 안팎의 온도 차는 팀 분위기서도 감지됐다.

첫 훈련이 끝난 후 인터뷰 자리에 나선 이용은 “(박)주영이 형이 대표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그리스와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 처음 봤는데, 편하게 해준다”며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로 박주영을 지목했다.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인 박주영은 팀 내에서 탄탄한 입지다. 홍명보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동료들의 믿음도 두텁다.

여기까지만 보면 확실한 ‘원 팀’이다. 그러나 아직 대표팀과 관련된 논란이 뜨거운 상황서, 이미 단단히 결속된 대표팀을 보는 외부적인 시선은 다소 물음표가 붙는다.

아직 브라질 월드컵까진 한 달이 남았다. 홍명보 감독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표팀에 대한 시선은 미적지근한 것이 사실이다. 홍명보 감독으로선, 남은 기간 동안 팀 내부의 단단한 결속력을 국민들 전체가 공유할 수 있게 다져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