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수원] 김현세 기자= “3루 김민재 작전코치와 뭔가 속닥속닥하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kt 위즈와 경기를 앞두고 ‘오재원 홈 스틸’을 돌아봤다. 오재원은 28일 잠실 SK와 경기에서 재치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2로 1점 앞서던 8회 2사 만루, 바뀐 투수 박민호와 신성현이 볼카운트 2S∙2B까지 갔고, 포수 이재원에게 공을 건네 받은 박민호는 모자 한 번, 로진백 한 번 만지는 습관을 또다시 보였다. 빈틈을 포착한 오재원은 기습적으로 홈을 훔쳤고, 1점이지만 승기를 제대로 챙기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굉장히 중요한 1점이었다. 낌새가 뭔가 저지를 것 같았다. 어쩐지 김민재 코치와 계속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오재원도 “어떻게든 1점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1사 후 뛰는 것은 무모하다고 판단했고, 2사 2S가 되니 과감히 시도했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그동안 박민호의 습관을 유심히 관찰했고, 자신감이 있었다. 당시 김 감독은 오재원이 뛸 의지를 보이자 웃으면서 침착히 판단하라는 제스처를 두 번이나 보냈다고 한다. 그러고는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것이지 않느냐”면서 오재원의 판단을 믿었고, 그 결과 6연승에 방점을 찍었다.

27, 28일 이틀 동안 1위 SK를 발로써 확실히 괴롭혔다. 격차도 4.5경기까지 좁히면서 선두 싸움 재점화 여론까지 생기고 있다. 물론, 당장 판도를 뒤집는 데 무리가 따를 거라는 게 중론이나 두산으로서는 의미 있는 수확을 건진 셈이다.

김 감독은 “승차를 좁히는 것도 중요하지마는, 매 경기 이기는 데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7, 28일 경기에서 좋은 장면도 여럿 있었는데, 되짚어볼 장면도 분명 있다. 다만, SK의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