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현대의 캡틴 정승현이 스리백 구심점 역할을 하며 현대가더비 승리를 뒷받침했다.

울산은 19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라이벌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에서 엄원상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60점 고지에 오르며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울산은 간판 수비수인 김영권이 경고 누적으로 빠졌다. 정승현이 그 자리를 채웠다. 홍명보 감독은 깜짝 스리백을 가동해 전북을 꺾었다. 정승현은 김기희, 이명재와 후방을 든든히 지키며 팀에 승점 3점을 선사했다.



현장에서 만난 정승현은 “우리팀에 굉장히 큰 경기였다. 의미를 알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감독님이 스리백을 가동한다고 했다. 자기를 믿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셨다. 서로의 신뢰가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 우승 향방에 영향을 끼칠, 게다가 라이벌과 자존심이 걸린 경기에서 스리백은 그야말로 모험일 수 있다.

준비 과정을 묻자, 정승현은 “올스타전 휴식기 때 계속 스리백 연습을 했다. 연습할 때부터 아주 좋았다. 선수들끼리 자신감이 있었다. 성공적으로 이끌어 다행”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선수들이 신나게 뛰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이다. 전북전에 무려 3만 756명이 들어찼다. 이번 시즌 울산 홈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정승현은 “울산에서 이렇게 관중이 많은 건 오랜만이다. 과거에 2, 3천 명이 머무른 때도 있었는데 팬들에게 감사하다. 3만이 넘어서 깜짝 놀랐다. 날씨도 그렇고 분위기가 유럽 같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시즌 정승현은 리그 17경기(1골)에 나섰다. 김영권(22경기 1골), 김기희(19경기)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김기희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정승현의 출전 시간이 줄어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경기력, 정신적으로 잘 준비돼 있었다. 홍명보 감독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이 주장으로 선임하셨는데, 정작 많은 경기에 못 나서고 있다. 경기력보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래도 내 가치를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경기 전에 동료들과 ‘이 경기는 축구를 떠나 진짜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전 주장인 (이)청용이 형과 (박)주영이 형이 많이 도와줘서 힘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주전 경쟁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승현은 “(김)영권이 형과 (김)기희 형은 우리나라 톱클래스 선수들이다. 형들과 경쟁을 하면서 장점은 배우려 노력한다. 서로 대화를 통해 맞춰가고 있다. 분위기도 관계도 좋다”고 웃었다.

사진=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