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롯데가 지나친 '경남고 5툴 유망주' 이주형, 고춧가루 부대 키움 선봉장 되어 돌아왔다
입력 : 2023.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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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룻가루 부대 키움에 발목 잡힌 롯데 / 사진=OSEN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갈 길 바쁜 롯데 자이언츠가 '고춧가루 부대' 키움 히어로즈에게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도 선봉장은 이주형(22)이었다.

롯데는 지난 19일 사직 키움전에서 3-6으로 패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윌커슨의 6이닝 2실점(비자책) 호투를 앞세워 6회까지 3-2의 리드를 가져갔다. 그러나 7회 초 믿었던 최준용이 '경남고 동기' 이주형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롯데는 9회 초 3-3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김원중을 올렸지만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역전 결승 2타점 3루타를 터뜨린 주인공 역시 이주형이었다.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러있는 키움과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패하며 상대전적 8승 8패 동률을 이뤘다. 승률 5할만 놓고 봤을 때는 그렇게까지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도 있지만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롯데는 후반기 키움과 11경기를 맞붙어 4승 7패로 열세를 기록했다. 사실상 윈나우를 포기한 키움은 후반기 14승 32패 1무로 매우 부진했는데, 14승의 절반인 7승을 롯데 상대로 수확했다.

특히 롯데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던 승부처에서 키움은 더 매섭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롯데는 8월 18일 키움을 만나기 전 4연승을 내달리며 승률 5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50승 51패 승률 0.495). 그러나 키움을 만나 충격의 3연전 스윕패를 당했고 이후 7연패까지 깊은 수렁에 빠졌다.

당시 분수령이 됐던 8월 18일 경기의 히어로도 이주형이었다. 롯데는 7회까지 4-2의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8회 말 한현희가 이주형에게 통한의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롯데는 나머지 2경기도 모두 역전패하며 5위 경쟁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8월 18일 고척 롯데전에서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이주형 / 사진=OSEN

지난 19일 경기 역시 롯데에게는 중요한 승부처였다. 5위 KIA 타이거즈와 6위 SSG 랜더스가 5연패로 미끄러지는 사이 롯데는 3연승을 질주하며 4.5경기 차로 거리를 좁혔다.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나가던 롯데는 또 한 번 키움전에서 이주형의 3타점 원맨쇼에 발목이 잡혔다.

중요한 고비에서 롯데가 키움에게, 특히 이주형에게 치명타를 맞으면서 4년 전 열렸던 신인 드래프트가 재조명 받고 있다. 2020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롯데는 경남고 투수 최준용과 내야수 이주형을 1차 지명 후보로 주목했다. 롯데는 2019년 당시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전 드래프트에서 내야수를 많이 지명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1차 지명에서 최준용을 선택했다.

이후 2019년 8월 26일 열린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롯데는 고교 야수 최대어로 꼽히던 '5툴 유망주' 이주형 대신 대전고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를 선택했다. 고향팀의 지명을 받지 못한 이주형은 2라운드에서 전체 13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4년 전의 선택이 롯데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LG 입단 후 군대 문제를 해결한 이주형은 지난 7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한 뒤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이주형은 올 시즌 58경기 타율 0.333 6홈런 32타점 3도루 OPS 0.920를 기록하며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의 공백을 메우는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롯데가 4년 전 1라운드에서 지명한 홍민기는 2021년 1경기 ⅓이닝 2볼넷 1실점을 기록한 것이 1군 성적의 전부다. 홍민기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4경기 평균자책점 21.60(3⅓이닝 2피안타 9볼넷 2탈삼진 8실점)에 그치고 있다. 드래프트는 결국 결과론이라고 하지만 롯데로서는 이주형이 5툴 플레이어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것은 물론, 번번이 롯데에 고춧가루를 선사하는 키움의 선봉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고향팀 롯데에게 비수를 꽂는 활약을 펼친 이주형 / 사진=OSEN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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