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반진혁 기자= 전북현대가 오랜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북현대는 지난 24일 오후 2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치러진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특히, 상상하기 힘든 파이널 B가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기에 부진 탈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절실했다.
전북은 지난 20일 안방에서 열린 킷치 S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 위안이었다.
전북은 광주 원정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주도권을 일찌감치 내준 후 맥을 추지 못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백승호, 박진섭, 송민규, 박재용, 김정훈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기존 이동준 등에 이어 한교원, 보아텡 등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제대로 된 전력 구성이 힘들었다.
전력 공백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북은 너무 무기력했다. 전술의 세밀함이 떨어졌다. 약속된 플레이가 보이지 않았고 우왕좌왕하는 등 짜임새 있는 광주와 비교됐다.
전북은 광주를 상대로 득점을 뽑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임팩트가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전북은 후반 27분 문전에서 안현범이 연결한 슈팅이 광주의 두현석을 맞고 자책골을 끌어냈다.
이후 전북은 광주의 공세를 잘 차단했고 실점 없이 1-0 리드를 지켜내면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승리는 축하받아 마땅하지만, 전북의 이번 광주 사냥 성공은 씁쓸함을 남겼다. 어쩌면 굴욕만 확인했다.
전북은 단 페스레스쿠 감독 부임 초반 결과를 챙기면서 순항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허니문이 끝난 후 추락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의 전북은 상대에게 간파당했고 힘을 쓰지 못했다. 이후 전술과 운영에서 유연성이 필요했지만, 발휘되지 않았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이 광주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면서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원정에서 승전고를 울리게 됐다.
전북은 경기 후 광주의 이정효 감독으로부터 일침을 맞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의 수비 축구를 예상했다”면서 “페트레스쿠 감독님의 연봉이 얼마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광주가 3위다. 인정한다는 뜻 아니겠나. 아쉬운 경기지만 그만큼 우리의 가치가 올라간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북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연이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인 걸 이해하지만, 그래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선보인 부분을 꼬집은 것으로 보여진다.
광주는 전북보다 선수단, 시설, 인프라 등에서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축구와 함께 이번 시즌 승격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에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에서의 원정 첫 승과 연봉과 관련한 일침까지. 전북은 승리했음에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