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진혁의 나이슈캐치] ‘몰수패 이슈’ 어쨌든 포항-심판의 무자격 선수 논란 자초는 팩트 ‘연맹의 결정은?’
입력 : 2023.10.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반진혁 기자= 나이슈캐치. 잘 잡았다는 의미의 나이스 캐치에서 영감을 얻은 영어 단어 nice, issue, catch의 변형 합성어다. ‘좋은 이슈를 포착했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주목받는 이슈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포항스틸러스와 심판은 명백하게 무자격 선수 논란을 자초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 경기에서 역대급 촌극이 벌어졌다. 교체 카드를 사용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북과 포항은 2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과 포항 모두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포항의 역대급 촌극으로 결과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포항의 수비수 김용환이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치료에 집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체 카드를 꺼냈다.

포항은 다친 김용환을 빼고 같은 포지션 신광훈 투입을 계획했다. 하지만, 스태프의 실수로 7번 김인성의 교체아웃 의사를 대기심에게 전달한 것이다.

대기심은 포항의 요청대로 7번 김인성을 빼고 17번 신광훈을 투입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포항의 김인성은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경기를 소화했다. 자신이 교체 대상이라는 걸 몰랐던 것이다.

포항은 교체아웃 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신광훈이 그라운드를 밟았고 6분 동안 공식 기록으로 교체된 선수 없이 12명이 뛰게 되는 촌극을 만든 것이다.

전북은 이상함을 감지했고 곧바로 대기심에게 항의했다. 대기심은 주심에게 상황 전달을 했다.

상황을 전달받은 주심은 포항의 7번 김인성의 아웃을 지시했고 김승대가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후 김용환도 공식적으로 교체아웃 처리가 됐다. 착오로 인해 교체 카드를 불필요하게 2장이나 사용한 것이다.

포항의 실수가 명백했다. 대기심에게 전달하는 교체 신청 용지에는 정확히 ‘7 김인성’이라고 부정할 수 없게 정확히 쓰여있다.

포항의 실수와 함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주심과 대기심에게도 솜방망이가 아닌 철퇴에 가까운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의 실수가 명백하며 주심과 대기심은 전북이 항의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잘못된 판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전북 측의 항의가 없었더라면 주심은 계속 알아차리지 못하고 경기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존재했기에 일벌백계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K리그 규정 제20조 2항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으로 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경기 중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발각될 경우, 해당 선수를 퇴장시키고 경기는 속행한다.

주심은 규정에 따라 김인성에게 퇴장을 주지도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이어가며 심판으로서 자격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할 정도였다.

포항의 역대급 실수로 벌어진 촌극과 심판의 무지함으로 몰수패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이다.

전북은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기점에서 경기 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이의신청을 마쳤다.

전북은 “K리그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판단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자격 선수 여부로 몰수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포항이 심판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대기심은 7번 교체아웃을 알렸지만, 당사자 김인성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지 않고 남았다.

김인성은 교체로 나가야 했음에도 그라운드에 남아 경기를 소화했기에 전북 입장에서는 무자격 선수라고 주장할 수 있다.

‘교체될 선수가 떠나기를 거부한다면, 경기를 계속한다’는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 제3조 제3항에 따라 김인성이 나가지 않았다고 가정을 하자.

김인성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신광훈은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이 역시 무자격 선수 자격 논란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포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교체 요청서대로 심판진이 움직였다면 지금 이러한 논란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포항은 요청서대로 심판진이 일 처리를 했다면 경기 도중 조용히 자신들을 탓하더라도 교체 카드를 하나 더 사용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포항은 심판진이 세심하게 대처하지 않아 현재 상황을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김인성의 교체아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신광훈의 그라운드 투입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포항의 주장대로 심판진 역시 잘못이 크다. 교체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필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포항이 심판진의 탓으로만 돌리려면 항의했어야 했다.

심판진에게 자신들이 요청서에 적어서 제출한 대로 ‘7번 김인성이 나와야 한다’며 상황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의사 표현이 필요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심판진은 전북의 항의 이후 상황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조치를 취했다.

비슷한 사례가 2021시즌 있었다. 광주FC가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교체 횟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1 무승부 결과에도 0-3 몰수패를 당했다.

당시 광주는 규정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교체를 철회하려고 했지만, 대기심이 ‘나중에 1명 더 추가 교체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기심의 실수도 경기 관련 규정을 준수할 책임은 팀에 있다’며 광주의 몰수패를 선언한 바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팀의 책임을 물었고 광주는 몰수패라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포항과 심판진이 무자격 선수 논란을 만든 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이제 시선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 향한다. 어떤 결정을 내릴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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