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 2방보다 뼈아팠던 주루사...찰나의 머뭇거림이 롯데의 연승 행진 막았다
입력 : 2024.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던 롯데 자이언츠가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화력 대결에서 밀린 것보다 더 뼈아팠던 건 중요한 순간 나온 치명적인 주루사였다.

롯데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13으로 역전패했다. 5연승을 질주하며 7위까지 올라섰던 롯데는 이날 패배로 KT 위즈(38승 2무 44패 승률 0.463)에 승차 없이 승률만 뒤진 8위(35승 3무 41패 승률 0.461)가 됐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롯데의 흐름이었다. 1회 초 전준우의 솔로포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2회 초 1사 만루에서 노진혁의 2타점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이어 2사 후 다시 찾아온 만루 찬스에서 전준우가 3타점 싹쓸이 적시타를 터뜨려 6-0까지 달아났다.

롯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2회 말 강승호에게 1타점 적시타, 3회 말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6-3으로 쫓겼다. 롯데는 4회 초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나승엽이 삼진, 최항이 땅볼로 물러나 더 이상 달아나지 못했다. 결국 5회 말 박세웅이 만루 위기를 만들고 내려간 뒤 바통을 이어받은 김상수가 양석환에게 역전 만루포를 허용해 스코어는 6-7로 뒤집혔다.

6회 초 롯데는 황성빈과 윤동희의 안타, 빅터 레이예스의 볼넷으로 또 한 번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쳐 승부는 7-7 동점이 됐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7회에 나왔다. 7회 초 1사 후 노진혁이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하자 롯데는 대주자 장두성을 투입했다. 이때까지 롯데는 두산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은 최지광의 초구에 기습적인 번트를 댔다. 두산 1루수 양석환은 파울이 되길 기다렸지만 타구는 1루선상을 따라 흐르다 절묘하게 페어지역으로 들어왔고, 그 사이 황성빈은 여유있게 1루에 도착했다.

이때 2루까지 진루한 장두성이 3루를 향해 질주했다. 그러자 양석환이 재빠르게 공을 잡아 3루로 송구했고 장두성은 넉넉하게 태그아웃됐다. 장두성이 허무하게 아웃되는 순간 3루 코치 고영민은 고개를 들며 탄식했다.

양석환이 타구를 처리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을 때 장두성이 그대로 속도를 붙여 2루를 지나 3루를 노렸다면 충분히 살 수 있던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장두성은 2루에서 속도를 줄인 다음 뒤늦게 다시 3루로 출발했고, 그 모습을 본 양석환이 지체 없이 3루로 공을 던져 아웃을 잡았다.

장두성의 순간 머뭇거림으로 인해 1사 1, 2루 혹은 1, 3루까지도 될 수 있던 장면은 2사 1루가 됐다. 롯데는 황성빈의 도루로 2사 2루 득점권 찬스까지는 만들었으나 윤동희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7회 말부터 불펜진이 붕괴된 롯데는 결국 8-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로서는 타선의 화력 싸움, 불펜진의 뒷문 대결에서 밀린 것도 아쉬웠지만 경기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던 순간에 나온 치명적 주루사가 더욱 뼈아팠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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