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인생역전의 대명사' 나다니엘 필립스(27·리버풀)가 더비 카운티로 임대 이적한다.
더비는 30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필립스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올여름 더비의 열 번째 보강이다.
이어 "폴 원 더비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 나는 그의 운영 방식과 전술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더비는 거대하고, 역사적인 구단이다. 올 시즌 잉글리시 풋볼 리그(EFL) 챔피언십에 다시 올라온 만큼 긍정적인 시즌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필립스는 2016년 자유계약(FA)으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볼턴 원더러스 유소년팀 출신 필립스는 구단의 재정적 문제로 방출을 피해 가지 못했고,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경제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드래프트에 참가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깜짝 놀랄만한 제안이 날아 들어왔다. 바로 리버풀 아카데미(유소년팀)의 입단 테스트 요청이었다. 테스트로 하여금 특유의 투지 넘치는 수비력과 제공권 장악 능력을 입증한 필립스는 곧장 리버풀에 합류했고, 2017년 10월 프로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버질 반 다이크, 조 고메즈, 조엘 마팁 등 내로라하는 선수가 포진한 수비진에 필립스가 설자리는 없었다. 결국 2019/20시즌 VfB 슈투트가르트로 임대 이적했고, 2020년 복귀 후 인생을 180도 바꾸는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리버풀에 있어 2020/21시즌은 부상 악령이 껴도 제대로 낀 시즌이었다. 반 다이크가 조던 픽포드(에버턴)의 살인태클로 시즌 아웃 진단을 받았고, 파비뉴·고메즈·마팁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는 믿기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 이적시장 영입한 오잔 카바크(TSG 1899 호펜하임), 벤 데이비스(버밍엄 시티)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에 위르겐 클롭 전 감독은 필립스와 더불어 내셔널리그 노스(잉글랜드 6부 리그) 키더민스터 해리어스 임대를 다녀온 리스 윌리엄스(모컴)를 주전 조합으로 낙점하는 초강수를 뒀다.
클롭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로 돌아왔다. 윌리엄스와 필립스는 머리가 찢어지고 피가 흐르는 한이 있어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선보이며 전 세계 축구팬의 감동을 자아냈다. 리버풀은 두 선수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3위를 달성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아쉽게도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영입되고, 반 다이크가 다시금 돌아오면서 필립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자렐 콴사라는 괴물 유망주까지 등장했다. 그 사이 본머스, 셀틱, 카디프 시티 임대를 경험한 필립스의 계약기간 또한 어느덧 마지막 1년에 접어들었다. 현재로서는 더비 임대가 끝나면 자유계약 신분으로 다른 팀에 이적할 공산이 크다.
사진=더비 카운티,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