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서열 1위'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에 관심이 쏠린다.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당내 개혁파로, 역대 국민의힘 서열 1위 가운데 최연소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전날 김 의원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내정했다.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후보 재선출 절차 강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 따른 조치다. 김 내정자는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후보 재선출 절차 강행에 반대했다.
초선인 김 내정자는 1990년생(만 34세)으로 국민의힘 의원 중 최연소다. 당 서열 1위인 비대위원장직을 역임한 사람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적다.
김 내정자를 제외하고 국민의힘 계열 보수 정당에서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던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적은 사람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로 2023년 당시 만 50세였다.
당 대표로 범위를 넓히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21년 만 36세의 나이로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됐던 바 있다. 이와 비교해도 김 내정자가 이 후보보다 2살 어린 나이에 당 서열 1위에 오른 것이다.
광운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 석사 학위를 취득한 김 내정자는 경기 포천·가평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8년 바른정당 바른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같은 당에서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김 내정자는 새로운보수당 대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 국민의힘 비대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2021년 5월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김 후보가 김 내정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긴 것은 본인의 약점으로 꼽히는 '극우'와 '고령'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 등 18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찬성 혹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김 내정자 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탄핵을 넘자는 것이 첫 메시지"라며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소신껏 참여했고,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밝혔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김 후보가 주창하는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위한 특사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한 때 개혁신당을 창당한 천하람 의원, 허은아 전 국민의힘 의원,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함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렸다.
김 내정자는 개혁신당 창당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이 후보와 천 의원 등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내정자는) 계엄 해제 투표에 참여했던 의원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인선으로 최소한 더불어민주당이 공격하는 '계엄 내란당' 같은 프레임은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